[사설]

윤리적 성찰이 필요하다

 

  연구윤리정보센터는 약탈 저널(Predatory Journal)을 “학술 비용 지출 시 자신의 사익을 우선시하고, 잘못되고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며 투명성이 부족한 특징을 가진 개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구자 본인과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연구윤리위반은 생각보다 쉽게 발생한다. 일례로 작년 이맘때쯤 본교는 연구 부정 사안에 대한 부실 조사 의혹으로 교육부 특별 사안 조사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비일비재한 연구윤리 위반을 경계하기 위해 연구자는 끝없이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다면 약탈 저널을 피하고 연구윤리를 지키는 것은 왜 중요할까. 잘못되거나 편향된 정보를 싣고 출판 과정이나 편집에서의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 약탈 저널이 늘어난다면 건강한 학문공동체의 선순환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본교 연구처는 홈페이지에 JCR(Journal Citation Reports) 저널 랭킹 정보와 약탈적 학술지 리스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논문을 약탈 저널에 잘못 투고했을 경우 활용 가능한 가이드라인도 함께 제시하고 있어 학술지 게재가 익숙하지 않은 대학원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윤리의 영역은 비단 학문공동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에게도, 언론에게도 윤리는 중요한 영역이다. 언론사는 언론의 자유를 갖지만 공정 보도의 의무 역시 가지고 있다. 이는 올바르게 정보를 활용하고 사생활을 보호하며 오보를 정정할 책임을 가진다는 것이다. 언론사의 글은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가치를 기반으로 수많은 사실 가운데 하나를 채택해 지면을 구성하는 정보 ‘사용’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언론인은 작성한 글의 칼끝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성찰하고 정보 사용에 따른 위험 발생을 예측할 의무가 있다.
  본지의 편집위원들 역시 연구자이자 언론인으로서의 위치성을 가지므로 이를 인지하고 윤리의 영역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 어느 누구도 윤리의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성 언론이 보이는 행태는 어떠한가. 사회라는 직조물 위에 어떤 씨줄과 날줄이 얽혀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피상적인 현상만을 물어뜯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물어뜯는 이빨에 다칠 개개인은 보이지 않았던가.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접근 없이 받아적기만 하는 행태는 언론사에게 일 보의 후퇴이지만 사회적 영역에서는 열 보의 후퇴가 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겠다. 언론은 그들이 내디딘 한 걸음이 사회 변화에 정비례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뒷걸음질친 한 걸음은 더 큰 퇴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보도가 비로소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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