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라 심리학과 박사

 음악비평과 해석에 새로운 활력

 

■ 예술 영역 중 음악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필자는 학부와 석사학위를 피아노 전공으로 했고, 음악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에 연주활동과 피아노 지도를 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보다 깊은 사유에서 나오는 연주가 절실했으며 독일 중심의 서구클래식음악의 기반이 되는 정신적, 역사적 통찰을 획득할 필요를 느꼈다. 마침 학교 음악대학 대학원에 음악학 박사과정이 생겨 시작했는데, 필자의 필요를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그런 가운데 우연한 기회에 지도교수의 강의를 청강했고 여러 학기를 청강하고 나니 음악학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철학과에서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해석학은 음악작품의 ‘이해’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것이므로 학문 여정에 있어서 당연한 귀결이었다. 특히 낭만주의 해석학은 온전한 세계이해를 위한 ‘끝없는 열망’이 그 중심이 된다. 자신의 이해 능력을 발휘해 낭만주의의 기본 정신인 ‘개성’과 ‘천재성’을 ‘저자 보다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낭만주의 해석학은 낭만주의의 음악작품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봤다.

■ 슐라이어마허와 딜타이를 선택한 이유는
  딜타이의 해석학적 철학은 ‘삶을 삶 자체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삶이란 생각하고, 느끼고, 의욕하는 통일체인데, 딜타이는 ‘삶의 연관’이라는 개념적 구상을 통해 인간의 사고·감정·의지의 작용방식을 해명한다. 이러한 작용방식의 해명은 삶의 체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해 표현이라는 매개를 통해 ‘이해’에 이른다. 체험-표현-이해는 그의 정신과학 방법론의 기초이므로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해 음악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적절하다. 또한 딜타이의 정신과학 방법론은 슐라이어마허의 보편해석학 연구에서 출발했기에 슐라이어마허의 문헌도 함께 연구하게 됐다.

■ 낭만주의 해석학적 음악해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자연과학의 실증주의적 연구 경향에서 작곡가의 삶과 체험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숫자와 기호로만 환원되는 음악작품의 연구 경향은 음악해석학을 통해 보완돼야 한다. 슐라이어마허의 문법적 해석과 심리학적 해석은 음악해석학의 작품 분석 및 해석을 위한 기초를 마련해주는 이론이다. 딜타이의 ‘삶의 철학’ 역시 음악해석학을 위한 정신과학의 방법론적 토대를 형성한다. 따라서 낭만주의 해석학을 기반으로 한 음악해석은 음악작품의 이해를 다른 차원의 풍부함으로 이끌 수 있다.

■ 해석학적 순환이 이해의 보편이론을 형성한다고
  해석학적 순환이란 전체와 부분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이해란 저자의 정신적·심리적 과정의 추체험을 통해 이뤄진다. 추체험은 이미 완결된 작품에서 시작해 그 표현이 생겨난 정신적 삶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완결된 작품을 전체로서 파악한 후에 개별 부분으로 이해하고, 부분의 이해는 다시 완결된 작품 전체의 이해로 나아간다. 즉 맥락과 지평으로부터 의미가 도출되는 것이다. 이때 해석학적 순환을 통해 이해의 법칙과 원리를 찾아내 이해의 보편이론을 형성한 해석학자가 슐라이어마허다.

■ 추후 연구 계획은
  낭만주의 해석학 연구를 더 확대해 슐라이어마허의 미학과 당시 다른 철학자들의 미학을 비교 연구하고 싶다. 또한 논문에서 다뤘던 딜타이의 음악해석에 관한 심층 연구와 그의 음악해석이 다른 음악비평에 끼친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실천적 측면에서 음악의 해석과 비평을 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음악미학연구회 소속으로 한국현대 창작음악의 비평과 해석에 대한 저서를 공동 발간하고 있다. 낭만주의 해석학 연구를 기반으로 한 음악해석학이 이러한 음악비평과 해석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이론으로 자리 잡기 위해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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