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있는 청년정치]


정치와의 ‘거리’ 좁히기

 
  작년 12월, 핀란드에서 34세의 산나 마린(S.Marin)이 세계 최연소 여성 총리가 됐다는 소식이 화제였다. 한편, 같은 달 한국에서는 선거 가능 연령이 만 18세로 인하됐다. 두 나라 모두 정치적 측면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지만, ‘첫걸음’의 보폭은 분명 달라 보였다. 그 이유는 한국의 낡은 정치 인식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껏 청년이 가진 정치적 역동과 논쟁을 소모적인 것으로 치부한 사고방식은 더 젊은 정치로 나아가는 시스템 마련에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핀란드의 정치계 풍경은 우리가 닮고자 하는 미래처럼 보인다. 실제로 마린 총리는 21세부터 사민당 청년조직에서 활동한 베테랑 정치인이며, 현재 연립정부의 구성원 역시 5개 정당 대표 중 4명이 30대로 이뤄져 있다. 이처럼 젊은 청년이 정치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데엔 선거제도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당에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후보자 명부엔 순번이 정해지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유권자가 직접 지지하는 후보자를 표기하면 이를 기반으로 순위가 정해지고, 이렇게 낮춰진 진입장벽은 다양한 집단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되는 것이다. 또한 후보자 난립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운영하는, 이른바 ‘발리코네(Vaalikone)’ 시스템을 통해 유권자는 자신의 견해와 비슷한 성향의 후보자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분명 한국의 정치는 더딘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위와 같은 사례를 검토해 변화를 꾀한다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바라본다.

이희원 편집위원 |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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