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포비아 (Socialphobia, 2014)

 [영화읽기]

파편이 모여 칼날이 될 때

소셜포비아 (Socialphobia, 2014)

 

 
 

   SNS 세상 안에서 행위자는 ‘나’라는 개인을 얼마든지 조각내고 또 의지에 따라 이어붙이기도 하는데, 이 모습은 일종의 콜라주를 연상시킨다. 그렇게 파편화된 정체성은 ‘정보의 바다’를 유영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빠른 속도와 파급력을 특징으로 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그 개인들은 매일같이 모습을 바꿔가며 비교적 쉽게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나와 생각이 같은 자들을 모으고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꽤나 매력적인 일을 경험하기에 이른다.
  영화 〈소셜포비아〉는 SNS상에서 벌어지는 논쟁과 신상정보 유출, 더 나아가 현실 범죄로까지의 이행 등을 다루며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날것 그대로의 공포를 안겨주는 작품이다. 특히 분노에 휩싸인 비난이 집단 내에서 나름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순간, 그 대상을 굴복시키는 일은 ‘정의’로 탈바꿈한다. 이 ‘정의’를 발판삼아 오로지 타깃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은 곧 충격 그 자체가 된다. 한편, 영화가 개봉한 지 약 5년이 지났음에도 작품 내 사이버 범죄와 그 폭력성은 여전히 현실과 맞닿아있다. 이처럼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증오를 내뱉으며 몸집을 키우는 SNS 왕국은, 허물 같은 권력을 잡은 자와 집단에서 낙오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자들에 의해 오늘도 견고해져만 간다. 그 자유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말이다.

이희원 편집위원 |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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