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바이오 이야기]


극적과 비극적 사이

 

    다이어트의 정석은 ‘식이조절과 적절한 운동의 병행’이라고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야 하는 탓에 많은 다이어터들은 보다 쉽고 빠른 길을 찾는다. 그 방법 중 한 가지가 향정신성 의약품 ‘식욕억제제’다. ‘디에타민’ ‘푸링’ 등의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식욕억제제는 복용 후 음식 생각이 안 나는 대신 입 마름, 조절할 수 없는 기분 변화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개인차가 있지만 심각한 경우 심장이상, 정신 분열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성이 생긴다는 것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문제다. 내성이 생긴 사람들은 먹던 약의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점차 그 양을 늘리고 심지어 다른 식욕억제제까지 혼합해 복용하기도 한다. 이들은 식욕억제제를 먹지 않으면 다시 살이 찔 거라는 두려움에 건강에 대한 걱정은 후회가 밀려오기 전까지 잠시 뒤로 한다.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의약품 목적상 적절한 기준에 해당되지 않음에도 처방 남용을 하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2018년부터 2019년 6월까지 향정신성 의약품 마약류로 사망한 환자들의 처방 현황을 보면, 8개 의료기관에서 식욕억제제 6종이 1천 786개 처방됐고 사망자는 8명이었다. 처방권은 의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해도 과도하게 많은 식욕억제제를 처방하는 병원과 의료인의 경우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욕억제제를 찾는 사람들이 ‘Diet’의 어원을 되짚고 자신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Diet’의 어원은 단순 체중감량을 위해 굶는 것이 아닌 ‘균형 잡힌 식사’이기 때문이다.

최진원 편집위원 | jinwon3741@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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