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기획학술
[토론문] 바람직한 선거를 향한 초석장민희 / 심리학과 박사
윤영빈 편집위원  |  ybycau@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359호]
승인 2020.05.05  02:10:1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바람직한 선거를 향한 초석


장민희 / 심리학과 박사

  기본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상당히 많다. 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의 상대적 크기는 사회마다 다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정당과 지역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또한 대부분의 정당들이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 둘은 상당히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지역주의’ ‘지역감정’과 같은 말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투표 성향이 지역에 따라 얼마나 다른지 짐작 가능하다.
  그러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색깔이 분명한 지역에서 때때로 다른 정당의 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후보자의 정책이나 도덕성과 같은 개인적 차원의 요인도 투표에 주요하게 작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당 내에서도 음주운전이나 성 문제와 관련된 전력이 있는 후보자는 처음부터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덧붙이자면 이번 선거에서는 비례대표 후보자 10명 중 3명이 전과가 있었고, 12%는 세금을 체납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여러 요인이 투표에 상대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들은 투표와 관련된 여러 요인들의 영향을 통합해서 살펴봤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에 분명한 답을 제시하기 어려웠다. 전미연 박사의 연구는 이 부분에서 차별점이 있다. 후보자의 정당이 자신이 선호하는 정책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참가자들의 일부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에게 투표했으나 이러한 비율이 과반을 넘을 만큼 높지 않았다. 반면 후보자가 도덕적으로 심각한 결함을 가진 경우, 이 요인은 정당과 정책 요인보다 더 큰 영향을 발휘했다.
  이러한 발견은 우리나라 투표와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당과 지역이라 알려져 있지만 해당 연구 결과는 투표에서 정당 자체보다는 후보자의 정책이나 도덕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투표에서 후보자의 성 스캔들, 채용비리, 금품수수와 같은 도덕적 차원을 크게 고려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고위직 공무원들을 보면, 한두 번쯤 법을 위반한 경우가 허다하다. 위장전입은 가장 자주 등장하는 메뉴고, 세금체납, 부동산 투기, 불법 증여 등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이때 이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 인물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고 역량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괜찮은 것인가. 과연 국민의 입장에서 뛰어난 도둑이 무능한 도둑보다 이 나라에 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기대치를 가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의 연령, 성별, 학력, 직업, 사회적 위치 등에 따라 그에 맞는 기대를 한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역할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다. 사회적 역할이 클수록 우리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사용하고, 그에 미치지 못할 때 강도 높은 비판을 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도덕적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지역 출신 혹은 특정 정당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잘못이 묵인되는 현상의 심리적 원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심리학의 다양한 개념들, 가령 지역과 지지하는 정당을 포함한 내집단 편향, 외집단에 대한 특정한 프레임 효과와 차별 행동 등은 우리 사회의 투표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미연 박사의 연구는 엄격한 실험연구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정교하게 짜여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변인들 간의 효과와 상호작용을 살펴봤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대학생 참여자들의 투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의 상대적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추론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들을 통해 우리가 상식적으로 믿는 현상이 사실은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 현장과 같지 않다는 점에서 해당 연구 결과의 해석은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또한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년 세대와 노년 세대를 대상으로 세대 간 차이를 함께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 연구를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좀 더 확장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투표 성향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후보자의 정책, 도덕성, 정당, 지역 중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특정 문제에 관대한 태도를 취하게 하는지 후속 연구를 통해 답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훌륭한 리더를 선출하는 것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과 직결돼있다. 그렇기에 유능하면서도 도덕적인 리더를 세우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사람들이 정치인들에게 부여하는 사회적 역할과 책임, 도덕성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약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변수를 명확히 한다면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고민하는 장이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2관(대학원) 201호 대학원신문사  |  대표전화 : 02-881-7370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편집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