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7.27 월 10:47
기획학술
[중앙아카데미아] 후보자의 정책, 정당, 스캔들이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미치는 효과전미연 심리학과 박사
윤영빈 편집위원  |  ybycau@gmail.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359호]
승인 2020.05.05  02:08: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후보자의 정책, 정당, 스캔들이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미치는 효과 : 모의 선거를 이용한 연구』 전미연 著 2020, 심리학과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호에서는 심리학과 전미연의 박사 논문 『후보자의 정책, 정당, 스캔들이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미치는 효과 : 모의 선거를 이용한 연구』를 통해 유권자의 투표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유권자는 무엇을 더 고려하는가


전미연 / 심리학과 박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5일에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의 투표율은 66.2%로 28년 만에 최고로 나타났다. 4년 전 총선 투표율이 58%였던 데 비해 8.2%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일명 ‘깜깜이 선거’라 불리며 유권자의 표심 향방을 쉽게 점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 열흘 전 여론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120~140석, 미래통합당 90~130석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지역구에서만 더불어민주당이 163석, 미래통합당이 84석을 가져가 여론조사 분석과는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64%가 이미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고,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선 후보의 ‘소속 정당’ 31.1%, ‘정책·공약’ 28.7%, ‘인물·능력’ 25.2% 순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기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 역시 36%로 나타났던 점을 감안하면 중도 혹은 무당층의 투표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후보를 결정짓는 세 가지 힘


  선거는 결국 유권자 개개인의 의사결정으로 이뤄진다. 무엇이 유권자의 투표 행위를 결정하는가. 지금까지 선행연구에선 ‘정당’ ‘정책’ ‘후보자’가 주요 요인으로 다뤄졌다. 먼저 후보의 정당 같은 경우 투표 결정 외에도 다양한 정치 행위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 중 하나다. 유권자는 지지 정당에 대한 충성심이 클수록 그 정당에 대해 심리적 애착을 가지고 정당과 관련된 정책 및 후보에게 우호적 태도를 가지게 된다. 물론 모든 유권자가 정당에 의존해 투표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유권자는 후보의 공약 혹은 정책을 살펴보고 평소 유권자의 태도와 최대한 가까운 후보를 선택하는 의사결정 과정을 보인다. 유권자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정책에 대한 태도와 일치하는 만큼 후보의 정책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투표 결과에서 정책이 갖는 효과는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비일관적인 결과를 보여 왔다. 마지막으로 유권자는 후보 개인의 능력, 외모, 정치적 경력, 성격 특성과 같은 매력을 평가하기도 한다. 이렇게 후보의 매력이 중요해지면서 후보의 스캔들 역시 득표에 치명적 원인이 됐다.
  위의 세 요인들이 투표 행위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요성은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어떤 요인이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퍼센트만으로 추정할 수는 없다. 국내 선거 연구에서는 지역주의의 매개물로 정당의 역할을 설명해왔다. 유권자가 정당에 소속감을 갖기에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한편, 시민사회는 꾸준히 후보들의 선거 공약을 평가하고 유권자에게 공약의 구체성과 실천 가능성을 알리는 한국형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정책 선거를 구현하려는 지속적인 시도이며 그만큼 유권자가 정당보다 정책을 중심 삼아 후보를 선택할 문제는 향후 한국 사회에 중요한 의미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후보의 스캔들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비교해야 한다.

 

어떤 정보가 ‘선택’을 바꾸는가


  본 연구는 투표에서 정당과 정책, 후보 스캔들의 상대적 영향력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세 단계에 걸친 모의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고, 각 선거마다 후보의 정책, 정당, 스캔들 정보를 제공한 후 각 정보에 따른 후보 선택 변화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첫 번째 실험은 가상의 대통령 후보 두 명의 정책 정보만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었다. 후보들의 정책은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핵심 문제로 설정했으며 가상 후보들은 그에 따라 비교적 선명한 입장을 취하게끔 했다. 이때, 참여자 본인의 정책 입장에 따라 각 후보에 대한 투표 선택과 투표 확률이 달라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선형 회귀분석과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했다. 분석 결과, 참여자들의 정책 입장은 후보 선택에 분명한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후보의 정당 정보가 배제된 상황에서는 참여자들은 정책 선호에 따라 후보를 선택했다.
  두 번째 단계와 세 번째 단계는 동일한 연구 참여자들에게 후보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두 번째 선거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앞서 참여자 본인이 선택한 후보의 정당에 대한 정보를 무선으로 제공받았다. 이때 참여자가 지지하지 않는 정당 후보라는 정보를 받은 후 후보 선택이 유의미하게 변화했다면 이는 정당 정보가 정책 정보로 인한 첫 번째 선택을 바꾸는 영향력을 가졌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로그 선형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연구 참여자들은 후보의 소속 정당과 정책이 엇갈렸을 때 자신의 처음 선택을 고수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즉,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지지 정당이 아니더라도 두 번째 선거에서 여전히 그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적어도 본 연구에서 참여자들은 정당보다 정책을 기준으로 한 표를 행사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처음 선택한 후보의 스캔들 정보를 제공했으며 이때 스캔들의 유형과 강도에 따른 다양한 효과를 보기 위해 총 6개의 상이한 스캔들을 설정했다. 참여자들에게 처음 지지했던 후보가 뇌물, 채용 청탁, 성추행 등 각각의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기사를 제공한 결과, 스캔들 유형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뇌물이나 채용 청탁의 경우 스캔들의 심각도가 강할수록 후보 지지가 바뀌는 비율이 증가했는데, 성 스캔들의 경우 그 정도에 상관없이 후보 지지가 가장 많이 바뀌었다. 즉, 성추행의 심각성과는 별개로 추문에 관여되기만 해도 후보 평가와 투표 결과엔 치명적이었다. 이는 한국 유권자가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혹은 용납할 수 있는 도덕적 수준의 허용치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아직은 강한 정당의 힘, 그리고 이슈


  이번 총선은 소수 정당들이 사표 심리 대신 지지율만큼 원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이 시점에서 질문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지금 한국 유권자는 정책에 중점을 둬 후보를 선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선명하게 드러난 지역별 정당 의석수에서 나타난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이 났지만, 전통적으로 보수 지역이라 불리는 지역들은 여전히, 그리고 지난 총선보다 더 높은 비율로 보수 정당을 선택했다. 물론 이 결과를 정당이 아닌 정책의 효과로 설명할 수도 있다. 주요 양당의 정책은 정책 평가에서 분명히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소수 정당의 정책들은 주요 양당보다 더 선명한 진보 정책 혹은 보수 정책을 내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양당의 위성 정당이 등장하면서 소수 정당들의 비례대표 득표율은 줄어들었다. 이는 유권자에게 정당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함의한다.
  한국 사회는 장기적으로 보면 점차 지역주의가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받지만 선거라는 단기적 관점에서는 지역주의의 영향력이 매 순간 변화하기 마련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실시돼 총선의 중요 이슈인 정권 지지 대 정권 심판이 ‘방역 성공’ 혹은 ‘방역 실패’와 같은 특정 이슈와 연동됐다. 이러한 상황은 평소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중도층 혹은 무당층의 선거 참여와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선거 역시 후보들의 부적절한 발언들은 소속 정당에 대한 중도층의 여론을 약화시켰다는 평가에서 어김없이 후보자에게 발생한 스캔들이 선거 이슈의 한 꼭지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투표 의사 결정 연구는 영향력의 단순 비교에서 이제 요인 간 상호작용에 대한 접근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총선과 대선의 결과를 동일하게 해석할 수는 없지만 대선 역시 유권자가 정당과 대통령을 구별하지 않고 지각해 투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본 연구는 가상 후보를 내세운 모의 선거를 함으로써 실존하는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를 최대한 배제하고 유권자에게 정책의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도록 했다. 본 연구에서 정책 정보가 정당보다 강력했던 것은 초두효과의 영향일 수도 있다. 만약 한국 사회가, 그리고 유권자 본인이 정책으로 후보를 선택하길 원한다면 가장 쉬운 접근은 정당이 배제된 정보의 우선적 제공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유권자는 우리 사회가 원하는 선거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유권자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02관(대학원) 201호 대학원신문사  |  대표전화 : 02-881-7370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편집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