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희 / 제약산업학과 석사과정

[원우 말말말]


한약으로 만드는 면역체계


성연희 / 제약산업학과 석사과정

   오늘 아침 아빠는 출근하는 나에게 회사에서 비타민을 구할 수 있을지 여쭤보셨다. 하지만 최근 비타민 수요의 증가로 이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타민C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여기서 ‘면역’이라는 키워드가 지칠 대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매료시키지만 비타민은 우리 몸에서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비타민은 무조건 많이 섭취하자는 것이 부모님들의 생각이다.
나는 한약사다. 한방 처방 중 가장 잘 알려진 처방엔 두 가지가 있는데, ‘공진단’과 ‘경옥고’다. 이 둘은 ‘한약은 곧 보약’이라는 이미지를 대변하듯 기력을 보충해주는 약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두 제품은 약국에서도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한의원에 가서 처방받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익숙한 비타민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면 나는 한약사로서 차라리 두 제품 중 하나로 몸을 보하라고 말하고 싶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섭취한 비타민의 일시적 효과가 아닌, 몸 자체의 면역력을 키워줌으로써 어떤 질병이 와도 면역력 있는 몸을 만들자는 것이다.
   ‘공진단’은 찬 기운은 위로 올리고 뜨거운 기운은 아래로 내려간다는 수승화강의 원리로 약리작용이 이뤄진다. 공진단은 구성 약재인 ‘사향, 녹용, 당귀, 산수유’를 통해 몸 자체에 기운을 원활하게 한다. 여기서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에서 채취할 수 있는 특이한 분비물로 공진단의 핵심 약재이며 공진단의 값이 비싼 주된 이유가 된다. 사향은 기혈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녹용은 혈을 길러줌과 동시에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 또 당귀는 혈을 보해주고 산수유는 신장과 간의 기능을 강화해준다.
   한편 ‘경옥고’는 몸의 부족한 진액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영양분 생성을 도움으로써 폐와 신장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비위까지 튼튼하게 만든다는 것이 한방학적 원리다. 이때 구성 약재인 생지황은 열이 가득한 피를 식혀주고 진액을 만들며 인삼은 기운을 복 돋고 복령은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 또한 꿀은 폐 기능을 좋게 만드는데 탁월하다. 사향의 수급이 어렵기도 하고 공진단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경옥고를 더 추천한다. 특히 경옥고는 최근 폐 기능 향상을 입증한 임상 논문이 SCI급 학술지에 기재될 만큼 그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것은, 면역 증강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 예방을 위한 일시적인 동향이 되지 않길 바란다. 바이러스는 계속 출현하고,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튼튼한 면역체계가 필수다. 결국 평소에 지속적으로 면역체계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질환 예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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