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5.5 화 23:34
기획사회
[노동] 우리 삶에 스며든 플랫폼 노동이승계 /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윤영빈 편집위원  |  ybyca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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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호]
승인 2020.04.07  12: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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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노동! ② 새로운 ‘일’의 세계
  21세기 이후 우리의 삶에서 플랫폼 노동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을 때 자본주의는 어떤 방식으로 플랫폼 노동과 결합하는가.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최소한의 노동요건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플랫폼 노동의 신화는 ‘과로와 지원체계 부족’이라는 단점에 부딪혔다. 그러나 변동하는 자본의 세계를 읽고 기본소득과 플랫폼노동조합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을 상상해야 한다. 플랫폼과 정보들의 범람 속에서, 이번 기획은 기존에 개별화된 노동자들이 ‘우리’라는 연대를 통해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편집자 주>

 

   
 


우리 삶에 스며든 플랫폼 노동

이승계 /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 결합되며, 공유경제(Sharing Economy), 긱 경제(Gig Economy) 그리고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로 빠르게 진화해 가고 있다. 그 가운데 비즈니스 모델은 전통적 파이프라인(Pipeline) 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술의 급속한 진보는 산업과 조직의 생산방식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인간의 일하는 방식과 가치 창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정보 기술에 의해 나타나는 새로운 고용 형태에는 플랫폼 노동(Platform Work), 크라우드 워크(Crowd Work), 0시간 계약(Zero Hours Contracts), 그림자 노동(Shadow Work) 등이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임시직 일감을 찾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4천만 명에 달한다.
  플랫폼 노동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인데 먼저 특정 고객의 서비스 수요자에게 그 서비스의 제공자를 연결해 주는 우버·호출형이 있다. 구체적인 예로 우버, 배달의 민족, 띵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 유형은 불특정 다수에게 공모(Open Call)를 통해 특정 업무의 수행을 중개해 주는 크라우드 워크 유형이며 크몽, 크라우드웍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업무수행 방식에 따라 전자를 지역 기반(Local-Based) 플랫폼, 후자를 웹 기반(Web-Based) 플랫폼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플랫폼 노동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 침체 기조가 깔려있다.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노동 유연화, 자동화를 진행하고 이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한 것이다. 그에 따라 실직자, 청년층, 고령자, 가정주부들은 부족한 생계비와 연금 보충, 학비 조달을 위해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새로운 고용 방식, 밝은 면과 어두운 면

  플랫폼 노동은 서비스 수요자와 제공자들에게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미치고 있다. 먼저 서비스 수요자 또는 의뢰인들에게는 낮은 비용으로 적기에 필요한 임시직 인력을 단기간 활용할 수 있게 하며, 근로시간과 장소를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하게 하고 사회보험료와 경기변동의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전속적 관리 곤란과 사용종속관계의 약화, 플랫폼 기업의 경제적 권력이 강화되는 이면이 존재한다. 한편, 서비스 제공자인 노동자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의 기회 증가, 근로시간과 장소의 자율적 선택에 따른 유연성, 자투리 시간의 활용과 사회 경험 축적의 기회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디지털 정보 기술의 발전과 활용이 기업과 경영자들에 의해 주도되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단편적이고 단속적인 업무 수행에 따라 일자리가 불안정해지고 보상이 불규칙하며 각종 부가비용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일과 휴식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알고리즘에 의한 통제와 감시에 놓이며, 각종 안전사고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숙련 편향적 기술 발전에 따라 기술 숙련도가 높고 첨단기술에 능숙한 고숙련 기술자와 전문직 인력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표준화와 프로그램화가 용이한 저숙련 및 중간기술자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대체돼 실업자로 밀려나는 현실이다. 이러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는 고용 불안정은 물론, 소득의 불균형과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져 사회 불안정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점은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이 고용주의 업무 지시와 지휘감독, 근무 장소와 시간의 제한 등 실질적이고 경제적인 종속관계에 있음에도 형식적·법률적으로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노동조합 결성 및 단체교섭이 불가능하고, 사회보험의 보호에서 제외된다. 더 나아가 디지털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할수록 시·공간적 경계를 흐려 업무시간과 휴식시간의 구분을 애매하게 만들고 일과 사생활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노동의 탈경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들에 대한 판옵티콘(Panopticon)적 통제와 감시를 용이하게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정리해 보면 플랫폼 노동은 앞서 살펴본대로 노무와 서비스 제공의 개별화, 근로시간과 장소의 분리 및 파편화, 노동의 네트워킹과 글로벌화라는 새로운 일의 세계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 따라서 집단적 노무 제공과 근로조건 결정, 사용종속관계를 전제로 하는 전통적 고용관계의 접근방식은 이제 한계가 있는바,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근로계약의 규칙 설정은 물론, 일과 노동방식에 대한 근본적 인식의 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공생 가능한 플랫폼 노동 환경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는 많은 논란이 되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의 보호를 위해 AB5법(Assembly Bill-5)을 제정해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고용주가 검증요건을 모두 입증하는 경우에만 노동자가 아닌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s)로 인정한다는 법안이다. 업무 수행과 관련해 고용주의 통제와 지시로부터 자유로운지, 해당 고용주 사업체의 외부에서 노동을 수행하는지, 고용주 사업체와 독립적으로 거래, 일, 또는 사업이 이뤄지는지를 평가한다. 이 세 가지 검증요건 중 하나라도 통과하지 못하면 직원(Employee)으로 분류되며 최저임금, 병가, 실업수당 및 복지혜택의 자격을 부여하도록 해 고용주들이 독립계약자로 오분류(Misclassification)하는 남용 사례에 대처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경우, 소득의 절반 이상을 제공받는 1인의 계약파트너로부터 경제적으로 종속되고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자를 ‘유사 노동자’로 지칭하고 단체협약을 맺도록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 역시 ‘비임금 노동자’에게 단결권은 물론 부분적인 사회보험제도나 개인활동계좌의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21세기의 플랫폼 자본주의 사회는 기업과 경영자에게만 이익이 돼서는 안된다. 새로운 경제적 약자로 등장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정 해소, 유사 노동자의 지위 인정과 사회보험 제공, 최저임금 적용 등을 통해 플랫폼 노동 종사자 모두가 행복한, 밝은 세계로의 진전을 고대해 본다. 나아가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 위기와 노동의 종말을 걱정하는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에게 기본소득의 보장과 사회안전망 확보, 소통 및 연대를 위한 온라인 포럼이나 플랫폼 노동자 네트워크, 협동조합 설립 같은 제도화는 필수다. 일의 의미를 반드시 생계나 보상을 위한 활동으로만 제한할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나 재능기부 활동, 공공기관 및 시민단체의 공익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적극 확장해 가는 인식의 전환과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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