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3.25 수 18:01
기획학술
[토론문]포용적 복지와 문화예술향유홍무궁 / 경영학 박사
윤영빈 편집위원  |  ybyca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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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승인 2020.03.17  20: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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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복지와 문화예술향유

홍무궁 / 경영학 박사

   2018년 7월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사회 전반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저녁이 있는 삶’이 현실화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 문화가 형성되면서 사람들은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가 시간의 증가는 영화 관람, 공연 관람, 전시회 참석 등 문화예술향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문화생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국민의 문화 향유의 정도는 그 사회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됐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역설적으로 문화생활의 향유가 어느 정도의 시간적·경제적 풍요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부산물이라는 역설이 서려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향유의 기회는 다양한 이유와 함께 차별적으로 부여되는 양상을 보인다.
   박혜련의 연구는 문화예술향유의 행태와 향유를 가로막는 제약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가족 구성 형태와 생애주기 관점에서 접근했다. 먼저 이 연구는 가족 구성 형태와 문화예술향유 간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가구 특성이 개인의 문화예술 관람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는지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거 자녀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문화예술 관람 횟수가 감소하며, 특히 취학기인 자녀가 있는 경우 문화예술 관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결과는 가족 구성 형태가 문화예술향유의 제약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가족 생애주기 별 문화예술향유의 제약요인을 분석하여 자녀가 성인이 돼 독립하는 자녀 독립기 시기 가구소득이 증가할수록 전시 및 공연 관람 횟수가 증가한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개인의 문화예술향유에 있어 가족 구성 형태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더 나아가 문화예술향유의 형태를 ‘직접 관람’과 ‘직접 활동’으로 구분하고 그 행태의 변화상을 분석했다. 취학기 자녀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직접 활동’의 비율이 높았다는 분석 결과는 가족 구성원이 문화예술향유의 형태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며, 가족이 문화예술향유의 제약요인이 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박혜련의 연구는 문화 향유 및 문화 소외계층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전환점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문화 소외계층 중심의 지원정책과 문화 민주주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문화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 제도로 저소득계층에 제공되는 문화예술 전용 바우처인 ‘문화누리카드’가 운영 중이며 문화예술향유의 전반적 확대를 위해 ‘문화가 있는 날’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문화적 소외는 경제적·지리적·사회적 측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본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보편적 정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상황에 따른 이른바 ‘맞춤형 정책’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본 연구는 지적한다.
   문화정책 설계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우리 주변에 있는 문화 사각지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책의 사각지대란 경제적·사회적·지리적 원인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취학기 자녀 양육에 전념하는 30대, 자녀를 독립 시켜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문화적 경험의 부재로 문화예술을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는 60대 등 문화 소외계층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포용적 복지를 목표로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 지속가능한 복지, 모두를 위한 국가를 지향한다. 이러한 방향성은 누구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성패가 달려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박혜련의 연구에서 제시한 것처럼 가족 구성에 따른 맞춤형 정책과 다양한 프로그램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족’의 유대성이 강한 우리나라 문화를 고려할 때 가족 단위의 문화예술 정책과 프로그램의 보완이 요구된다. 더 확장해 생각한다면 가족 구성 뿐 아니라 개인의 특성과 관련된 제약요인을 연구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책적·학문적 접근이 활성화돼야 할 때다.
   영화, 공연, 전시와 같이 문화예술향유는 우리의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문화예술향유’란 국민 대다수에게 행복을 위한, 삶의 질 증진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문화예술산업이 확산되고 문화예술향유가 확대되고 있는 바로 이 시점이 문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적기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연구는 문화 소외계층 해소를 위한 첫걸음인 셈이다.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경제적 소외계층 이외에 다양한 개인환경과 특성을 고려한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접근이 논의되고 활성화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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