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3.25 수 18:01
기획학술
[중앙아카데미아] 가족 구성 및 생애주기별 문화예술향유 행태박혜련 문화예술경영학과
윤영빈 편집위원  |  ybyca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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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호]
승인 2020.03.17  2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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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구성 및 생애주기별 문화예술향유 행태 분석』 박혜련 著 (2020,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호에서는 문화예술경영학과 박혜련의 박사 논문 『가족 구성 및 생애주기별 문화예술향유 행태 분석』을 통해 문화예술계에서 소외된 사각지대를 조명하고 가족특성별 문화자본의 필요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또 다른 문화소외계층은 누구인가

박혜련 / 문화예술경영학과 박사

   최근 많은 사람들이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하며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한다. 여가시간을 단순히 휴식이나 시간 보내기용이 아닌 스트레스 해소 및 자신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문화예술분야 참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정부는 ‘문화가 있는 날’ 등을 시행해 국민의 문화예술향유를 증대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문화예술향유에 관한 지원정책은 크게 경제적·사회적·지리적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부분 금전적인 지원정책으로 편중돼 저소득계층에게 바우처를 제공하거나 특정 대상에게 가격할인 혹은 무료공연을 지원하는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수혜대상이 설정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사회·경제적 취약계층만이 문화예술향유에 소외될 것이라는 전제는 문화정책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제약 외의 다른 제약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결국 정책대상 설정에 있어 문화정책의 사각지대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문화소외계층을 문화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경제적 제약요인 외의 다른 제약요인을 검토하고, 문화예술향유의 복합적인 걸림돌을 완화시키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에 뒀다.


가구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시간’

   문화예술의 향유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문화예술향유의 복합적인 제약요인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개인의 여가시간을 분배의 불균형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2018년 국민여가활동조사에 의하면 여가생활에 불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51.3%가 ‘시간부족’을 꼽았다. 여가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생계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활동시간 외의 나머지 시간을 일컫는다. 그러나 여기엔 무급노동에 할애하는 시간도 포함되며, 이는 가족 구성원, 맞벌이 여부, 자녀 유무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혼자에 비해 기혼자의 여가시간이 더 적은 경향을 보인다. 즉, 개인이 집안일에 사용하는 시간은 본인이 속한 가구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개인의 여가시간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녀가 생기면 가용할 수 있는 시간적 자원이 감소하고, 자녀의 연령대에 따라 양육과 교육으로 인해 경제적·시간적 자원의 가용범위가 변화한다. 특히 한국은 자녀의 양육뿐만 아니라 자녀교육이 가족의 과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타 국가에 비해 자녀가 개인의 여가시간 사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다.
   한편 개인이 속한 가구특성에 따라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사와 목적에 차이가 있어 여가활동의 형태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자녀가 취학기인 경우 의사소통이 가능해 교육적인 목적 혹은 문화자본 형성의 목적으로 문화예술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자녀가 영유아기일 경우 자녀의 양육문제로 인해 문화예술에 사용할 시간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의 문화예술향유는 가구특성에 따라 불균형하게 분배되며, 문화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가족구성이 문화예술관람 횟수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고, 문화예술향유 행태의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영-과잉 음이항(Zero-Inflated Negative Binomial) 모형과 다항로짓(Multinomial Logit) 모형을 활용해 분석했다.


가족의 문화자본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친구, 이웃, 가족을 포함한 수많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생활한다. 따라서 개인이 행동을 결정할 때, 자신의 선호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에 속한 사람들에 의해서 행동과 태도가 좌우된다. 이렇듯 개인의 문화예술향유도 사회구조로부터 밀접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취향이나 심리적 요인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회적 측면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자녀의 유무나 자녀의 연령대에 따라 가구 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시간적·경제적 자원이 상이하기 때문에 가족구성에 따라 개인의 여가시간 사용이 달라진다. 선행연구에서도 자녀의 유무에 따라 여가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고 자녀가 어릴수록 양육 및 보육에 개인의 시간을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여가활동 참여가 감소한다는 것을 밝혔다.
   본 연구의 분석결과, 동거하고 있는 자녀가 있는 경우 동거 자녀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문화예술관람 횟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거 자녀 중에서도 취학기인 자녀가 있는 경우 문화예술관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육비의 부담, 시간적 한계, 물리적 환경에 따른 선택의 제약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자녀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가족단위의 예술행사를 개최하고, 자녀의 연령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자녀로 인해 제약을 받는 가족단위의 향유자에게 문화예술향유 진입문턱을 낮춰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러한 가족단위의 참여기회 확대를 통해 가족의 문화자본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향후 문화예술관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부모와 자녀,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예술

   개인이 속한 가구특성에 따라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사와 목적이 달라진다. 따라서 문화예술향유의 형태는 목적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자녀 양육기에 있는 사람은 자녀의 통제 등의 문제로 수동적으로 관람하는 문화생활을 즐기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녀와 함께 직접 활동하고 참여하는 문화생활을 선호하고 가족과의 공유시간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자는 가족구성에 따라 문화예술향유의 행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향유의 형태를 ‘직접관람’과 함께 ‘직접활동’하는 것으로 확장해 살펴봤다.
   분석결과 취학기 자녀가 있는 사람이 자녀가 없는 사람에 비해 ‘직접활동’하는 문화예술에 참여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관람’은 함께 관람하는 동반자와 상호교환적인 소통 없이 혼자 관람하는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향유 형태이기 때문에 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전시물의 훼손이나 공연장에서의 소란이 염려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녀와 함께 상호교류할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이 주어지는 ‘직접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화예술을 교육적 혹은 여가의 목적으로 참여하는 취학자녀 부모들에게도 사회적·물리적 관점의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나 가족들과 함께 여가시간을 공유해 그 안에서 가족 간의 유대감을 쌓을 수 있도록 환경적 여건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취학자녀의 교육적인 목적까지 충족할 수 있도록 제도적·환경적 요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절실히 요구된다.


‘행복’ 증진을 위한 스펙트럼의 다양화

   개인의 문화예술향유는 가족구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자녀의 유무로 인해 양육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며, 자녀 연령대에 따라 교육시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가구 내 여가시간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결국 문화예술향유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박물관을 방문하거나 콘서트에 참석하는 등 문화예술과 관련된 상품을 소비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문화예술향유에 있어 ‘비용’과 함께 일정한 ‘시간’ 역시 필수적인 요소임을 의미한다. 국민들의 문화예술향유를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정책뿐만 아니라 개인의 시간제약을 극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서비스 강화가 요구된다. 그러므로 경제적 취약계층만을 위한 문화·복지정책이 아닌 다양한 스펙트럼의 향유 대상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를 위한 새로운 환경 및 자녀의 교육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을 통해 가족 단위의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결국 문화예술향유를 통해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공연·전시 관람의 지원뿐만 아니라 환경적·심리적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재고돼야 한다. 인식의 변화에 따라 국민의 문화적 욕구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문화정책의 대상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여가의 중요성과 함께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부디 실질적인 문화예술향유가 원활하게 이뤄지길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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