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영화읽기]

 
 

다시 만나도 반가운 이유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2019)

  자고로 ‘고전의 재해석’이란 현시대에도 해당 작품이 회자될 가치가 있는가에 방점이 찍히기 마련이다. 말 그대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낡은 것으로 전락한 요소를 과감히 걷어내고 색다른 관점을 덧칠한 작품이 얼마나 신선한지 보는 식이다. 따라서 ‘새로운 고전’은 관객을 설득시키는 데에 섬세한 노력이 요구된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소설가 올컷(L.Alcott)이 1868년 발표한 자전적 소설이다. 1917년 무성영화를 시작으로 끝없이 스크린에 재등장했던 역사와 함께 2019년, 〈작은 아씨들〉이 무려 8번째 각색작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네 자매의 따스한 유년 시절과 어른으로서 차가운 현실의 벽 앞에 선 지금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면서 극적인 느낌을 자아냄과 동시에 당대 여성의 위치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들이 각자 다른 욕망을 가진 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순응하기도, 저항하기도 하는 여정은 자연스럽게 여성이기에 마주하는 걸림돌을 조명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영화는 자매들의 선택과 뒤따르는 시련을 ‘평가’가 아닌 ‘존중’의 눈길로 감싸준다. 이는 평면적일 수 있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면서도 여성영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고전 속 여성 인물을 명백한 오류로 그려내기 전에 그 시대의 모진 파도에 나름의 돛대를 세우고 물살을 가르는 존재로, 다른 의미의 주체성을 부여하면서 충분히 다시 향유할 만한 작품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희원 편집위원 | ryuni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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