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9.11.9 토 14:19
기획학술
[토론문] 변화하는 시대의 전통문화 보존송지영 /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학예사
장소정 편집위원  |  sojeong2468@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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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호]
승인 2019.11.05  21: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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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시대의 전통문화 보존


송지영 /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학예사

  21세기인 지금, 서울에 살아가는 대다수에게 ‘마을신앙’은 낯설고 삶과 동떨어진 주제일 것이다. 근대 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난 변화는 전통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중 서울은 변화의 폭이 가장 크고 빠른 곳이었으며, 현재에도 여전히 끊이지 않는 재개발과 확장이 일어나고 있는 도시다. 201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한 집에서 거주하는 평균 기간은 7.3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잦은 이주를 보여주는 수치로,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가 이어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처럼 마을과 공동체의 해체로 인해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중요한 민속 문화인 마을신앙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이동아의 논문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서울지역 마을신앙의 현장을 수년에 걸쳐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물이다. 전승집단·유형유산(제당, 의물 등)·의례 형태 등이 중심이었던 기존 연구와 달리 마을 공동체 해체, 전통문화의 단절, 재산권 발생 등 사회적인 변화가 마을신앙에 끼치는 양상을 ‘공동재산’이란 주제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동아는 서울지역 마을신앙 유형 공동재산의 특징을 “불분명한 소유 관계와 재산 가치의 상승, 공동체 해체에 의한 분배”로 보고, 전승을 위해 공적 등록 방식을 제안한다. 또한 무형 공동재산인 사회적·지적 공동재산은 공동체 내·외부에서 가치를 인정하고 활용할 것을 주장한다. 이를 통해 마을신앙의 전승 가능성을 높이고, 문화자원으로서 지역 재생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공적 등록이나 활용에 앞서 마을신앙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마을신앙의 본질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고 공동체를 결속하기 위함이다. 유·무형 공동재산의 형태와 전승방식과 가치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 요소다. 본질을 이어가는 전승자는 공동체, 즉 마을주민이었으나 이주와 세대교체로 전통적인 공동체가 약화되며 보존회와 주민자치위원회 같은 외부자를 마을신앙 전승자로 받아들이게 됐다. 마을신앙의 전승과 공동재산의 보존·활용의 주체인 전승자의 성격은 전승 방향과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동아가 지적한 “마을공동체에서 전승되는 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마을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를 마을신앙에 대입해보자. 마을신앙의 본질이 사라진 관광 자원화와 외부자 주도의 단편적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공동재산의 특성별 전승을 위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법·지원제도를 활용하기 전에 본질의 유지와 공유, 지속가능한 전승자, 시대에 맞는 전승 방식에 대한 고려가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축제화된 마을신앙 사례 외에 대다수의 마을신앙 의례는 직접 참여하는 전승 관계자가 아닌 이상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사회적으로 마을신앙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을수록 전승자의 자긍심과 보존 의지가 커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생긴다. 때문에 마을신앙의 활발한 전승 활동을 위해 많은 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의례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자생력을 키우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참여자와 참여방식이 다양해지면 기록과 문화적 재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지적 공동재산의 범위가 확장되는 효과 역시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가치를 공유하며, 문화예술을 경험재(經驗財)로 여기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활용해 마을 신앙의 보존 인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을신앙의 유형 공동재산과 의례는 대체할 수 없는 현장성과 유일성을 가지며, 이러한 희소성은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요소가 된다. 문화를 접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은 일방적인 교육에서 학습과 경험으로, 더 나아가 참여·창작·생산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 매체는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고, 생산자와 수용자의 구분이 사라지며 수많은 정보가 공유돼 또 다른 정보와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매개가 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 기반 소통(RCS), 온라인 창작 서비스 등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기록물을 생산한다. 이 같은 다양한 경로로 무형 공동재산은 공유·재생산되며 새로운 창작물의 원천이자 전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문화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마을신앙과 공동재산 또한 바뀌고 사라지면서 새롭게 만들어진다. 전통문화와 역사적인 가치를 이어나가려면 본질을 지키고, 올바로 기록하며, 현재의 문화를 반영해 재생산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내 공동재산이 폭넓게 활용된다면 마을신앙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이어지는 지역 문화자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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