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 감독하고 검사함’

  

  2018년도 감사위원은 지난해 8월 중앙운영위원회의 공모로 감사위원장 신민지(심리학과), 회계감사위원 정석영(수학과), 사업감사위원 박광영(철학과)이 선출됐다. 상반기 감사는 회칙 상의 8월 보다 늦은 지난해 9월 10일, 하반기 감사는 올해 2월 25일에 진행됐다. 이번 감사에서 문제된 사안은 ‘2018년도 학술테마기행’이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총평 부록에서 “전반적으로 학문적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 지출이 많음”을 지적했다. 신민지 감사위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팀의 ‘기타 활동’ 항목에서 전공별 연구목적과 무관한 지출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에 박재홍 전 원총 회장에게 소명을 요구하자, “학술테마기행은 비행기 값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그 외 지출은 지원자 사비이기 때문에 지적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감사위원장이 지적한 ‘일부 팀’의 ‘무관한 지출’의 정체는 무엇인가. 감사자료집을 확인한 결과, 영국을 간 A팀 사후보고서의 ‘활동계획’에는 ‘런던정경대 견학 및 뮤지컬 관람’, ‘기타 활동’에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관람한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이는 ‘환경경제정책’ 관련 주제로 기행을 계획했다는 목적과 무관한 활동이다. 지난해 학술테마기행은 총 여행 경비의 50%를 사전 지급해 A팀의 뮤지컬 관람 비용의 출처는 모호한 상황이다. 다만, 해당 국가에서 연구목적에 맞춰 조사한 결과를 상세히 기술한 타 팀들의 보고서와 큰 차이가 있으며, 학문적 목적과 무관한 활동을 보고서에 기술한 점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원총이 A팀의 사후보고서를 확인하고도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사비로 추정되니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지원금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며, 보고서 검토 과정도 엄밀하지 못함을 시사한다. 세부 사항에 대해 확인 절차를 거치치 않고 허술하게 진행된 감사로 인해 잃어버린 신뢰는 쉽게 되찾을 수 없다. 원총 구성원은 ‘감사’의 본 의미를 잊고 그저 형식적인 절차로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김규리 편집위원 | dc88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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