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9.4.3 수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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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말말말] 어느 캄보디아 유학생의 노트래니 본(Rany Vorn) / 간호학과 박사과정 수료
최은영 편집위원  |  rio.flaneu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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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호]
승인 2019.04.02  14: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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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말말말]

어느 캄보디아 유학생의 노트

래니 본(Rany Vorn) / 간호학과 박사과정 수료

  나는 캄보디아에서 왔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시골이어서 학교도 없고, 깨끗한 물도 없었으며, 특히 교육에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 ‘교육’보다 먹고사는 것이 우선인 환경이었지만, 할머니의 노고 덕에 시내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할 수 있었다. 졸업 후 2년 동안 병원에서 임상을 경험했고, 1년 정도의 연구원 생활을 거치면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게 됐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이 세운 대학을 졸업했다. 교수님 대다수가 한국인이었고, 대학의 커리큘럼도 한국학제와 비슷했다. 무엇보다 내가 존경했던 멘토가 한국계 미국인이었는데, 그가 중앙대학교를 추천했다. 아직 캄보디아에는 간호학 석·박사 과정이 없다. 그래서 내게 한국은 고등 교육 과정을 밟을 수 있는 꿈의 나라다. 꿈은 꾸었으나, 입학이 쉬운 건 아니었다. 국가장학금 전형으로 대학원에 지원했지만 떨어졌고, 속상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다시 지원해 2015년에 중앙대학교 간호학과에 석사 과정으로 입학하게 됐다.

  처음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지만, 이내 의사소통의 어려움에 직면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어를 전혀 할 줄 몰라, 교수님과 영어로 이야기 나눈 것이 대화의 전부였다. 하지만 학과 수업은 모두 한국어로 진행됐고, 일상생활은 당연히 한국어가 기본 전제이기에 어려움이 배가됐었다. 한 번은 친구가 “한국말을 잘 모르는데 왜 한국에 왔어?”라고 묻더라. 나는 단지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그런 질문을 받는 게 차별처럼 느껴졌고, 당시 너무 부끄러웠다. 이후론 그 친구에게 어떤 도움도 요청할 수 없었다.

  토요일마다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한국인 원우들과 대화하려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무리 한국어 드라마·노래·뉴스를 따라 해도 어려움은 매한가지였다.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한국어 교습만으론 전공 수업의 내용을 따라잡을 수 없다. 특히 토요일은 NGO나 정부기관과 관련한 각종 외부 활동 시간과 겹쳐, 때때로 한국어 수업에 참석하기 어려웠다. 수업 시간의 부족함을 고려해 주중 두세 번의 교습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한국 문화에 대한 소개도 더 많아진다면, 외국인 유학생의 한국 생활 적응이 보다 수월해질 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모든 외국인 유학생들은 타국에서 공부하며 언어와 문화 차이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언어의 장벽을 실감하며 학교를 포기하고자 했던 적이 100번도 넘었던 것 같다. 그때마다 ‘성공한 사람 모두가 쉽지 않은 일들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하며 버텼다. 내 꿈은 간호 생리학자가 되는 것이고, 꿈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꿈을 응원해 주는 원우들과,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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