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1.4.7 수 01:33
학내
[사설] 지금 해도 늦었다
정유진 편집위원  |  _hege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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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호]
승인 2018.11.07  11: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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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해도 늦었다

 

  차별과 혐오의 한 갈래로, ‘존재를 지우는’ 방식이 있다.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 것이다. 존재를 지우는 혐오는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 혐오 방식은 장애인을 혐오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거리에서는 유난히 장애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각장애인 안내견도 일주일에 한번 마주치면 많이 마주치는 수준이다. 혹자는 “유럽에서 일주일 동안 마주친 장애인의 수가 한국 길거리에서 평생 마주쳐온 장애인의 수와 비슷한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지난 달 18일 택배 기사가 장애를 가진 친형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우발적인 폭행이라는 겉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으로 또는 장애인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이 숨어있다. 이 사건의 폭행 피해자는 지적장애가 있다. 어머니도 장애가 있어 동생이 가계를 책임지는 상황이었다. 동생은 형을 집에 혼자 둘 수 없어 불가피하게 형과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 언론은 폭행의 원인을 동생의 분노로 축소해 보도했다. 이는 사회의 책임을 지워버리는 행위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조는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장애인은 여전히 인간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수학교는 턱없이 부족하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 육아와 가사노동이 여성에게 전가됐던 것처럼, 국가의 의무는 가정에 전가된다. 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가정은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폭행에 이유와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사건은 장애인 인권문제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난달 특수교육보조원이 장애학생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특수학교운영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해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공익요원이 특수교육보조원으로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애인 인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 때우려는 당국의 태도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 인권문제에 정부차원의 관심이 적다는 점이다. 적은 관심은 적은 예산배정과 적은 연구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장애인의 존재 자체를 숨겨버리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결과를 낳는다. 눈앞에서 치워버린다고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곪은 문제가 터져 나오는 지금, 이미 늦었다. 더 늦기 전에 장애인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국가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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