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된 중앙, 더 멀어진 캠퍼스

 

  올림픽 공원에서 김창수 총장은 ‘중앙대학교의 백년을 기억하고 창조할 하나 된 열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총장의 기념사에 이은 화려한 영상과 음악에 뉴비전 선포식의 분위기는 달아올랐으며 올림픽 공원은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100년을 창조할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중앙’을 기념하는 이 축제의 흥겨운 음악 소리가 수그러들자 하나 된 중앙의 또 다른 날개, 바로 안성캠퍼스에서부터 원우들의 볼멘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학습권 보장을 위한 안성캠퍼스 시설개선

  2015년 본교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검단캠퍼스 설립 계획이 결국 공식적으로 무산됐다. 신(新) 캠퍼스 건립이 실패로 돌아갔고 본교는 다시 안성캠퍼스로 고개를 돌렸다. 안성캠퍼스 발전기획단이 꾸려졌고 김창수 총장은 취임사에서 “안성캠퍼스가 중앙대의 한 쪽 날개로 활약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어쩐지 안성캠퍼스 학우들의 불평 섞인 요구와 문제제기는 여전하다.

  안성캠퍼스 학우들의 불만 중 하나는 낙후된 학교 시설이다. 서울캠퍼스에 수주비용만 수천 억에 달하는 시설들이 들어섰던 근 몇 년 간 안성캠퍼스에서는 부분적인 건물 리모델링이 간간이 진행됐을 뿐 새로운 건물이 신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성캠퍼스 학우들은 신축 건물은 고사하고 학업을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기본적인 환경만이라도 보장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UBS>는 기숙사 보안장치 미흡, 갈라진 교내 아스팔트, 컴퓨터 사양 부족 등 안성캠퍼스의 열악한 시설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보도 이후에도 위에 열거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본교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기숙사 보안 시스템의 개선 계획도 없으며, 컴퓨터 사양은 여전히 부족하고, 교내 아스팔트도 정비되지 않았다.

  학교 당국은 올 여름 810관(원형관) 리모델링, 605관(제1음악관) 리사이틀홀 환경개선공사를 진행하는 등 안성캠퍼스의 시설 개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안성캠퍼스 학부 총학생회 <울림>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성캠퍼스는 넓은 면적에 비해 시설보수 예산이 서울캠퍼스와 비슷하다. 시설보수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더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상당한 수의 대학원생들은 불가피하게 서울-안성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들어야 하는 고충을 갖고 있다. 특히 몇몇 학과의 원우들은 이론 수업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되나 작업장 및 실습실은 안성캠퍼스에 위치하는 상황, 혹은 작업실은 서울에 있지만 작품 활동에 필요한 부자재는 안성캠퍼스에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본교는 학부와 다른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원우들에게 졸업필수요건으로 선수과목 이수를 제시하고 있다. 만약 수강해야 하는 선수과목이 다른 캠퍼스에서 개설되기라도 한다면 역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양 캠퍼스를 오가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캠퍼스 간 이동수단은 하루 한 번 서울과 안성을 왕복하는 교차버스가 전부다. 안성캠퍼스에서 서울캠퍼스로 아침 7시 20분에 출발해 오후 6시 20분에 다시 안성캠퍼스로 돌아오는 이 버스는 본래 안성캠퍼스 학부생 중 복수전공, 부전공 등 교차수강 학생들을 위해 편성됐다. 대학원생들은 우선탑승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여석이 있을 경우에만 버스 이용이 가능할 뿐이고 안성캠퍼스로 이동하고자 하는 서울캠퍼스 학우들을 위한 배차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현재 대다수의 원우들은 왕복 4시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거나 유료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상황이다.

  본교 예술계열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한 원우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론수업을 병행하기 위해 안성과 서울을 오가는 것도 비싼 등록금을 내는 것에 비해서 매우 열악한 처우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비해 더 나은 환경이나 수업을 제공해주지도 않는데 왜 자꾸 등록금을 인상하는지도 의문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두 개의 캠퍼스, 하나의 총학

  학부 총학생회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 안성캠퍼스 총학생회로 이원화돼있는 구조다. 반면 대학원의 경우 서울캠퍼스에 위치한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가 서울과 안성, 두 캠퍼스를 모두 총괄한다.

  원총이 서울캠퍼스에 위치하는 까닭에 안성캠퍼스 원우들은 원총이 주관하는 각종 사업으로부터 배제되기 쉽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안성캠퍼스의 원우들은 노트북, 우산 등을 빌릴 수 있는 총학의 물품대여 서비스는 물론이거니와 원우한마당, 학술제 등 서울캠퍼스에서만 진행되는 각종 사업에 현실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캠퍼스에 위치한 원총과 안성캠퍼스와의 거의 유일한 소통창구는 안성캠퍼스 원우 중에서 선출되는 자연계열대표다. 그러나 올 상반기 자연계열대표가 학과 내부 사정을 이유로 사임하면서 안성캠퍼스에서 진행될 계획이었던 원총 차원의 거의 유일한 사업인 연 4회의 특강조차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원우들의 복지는 더 묘연해졌다.

  생명공학대학의 대학원생이 안성캠퍼스에 유입되고 예술공대가 신설됨에 따라 안성캠퍼스 소속 대학원생은 앞으로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성캠퍼스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는 중앙대의 한 쪽 날개로 활약할 수 있으려면 본부와 원총의 충분한 지원과 각별한 배려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김유중 편집위원 | yuri395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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