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정 / 조형예술학과 예술학 석사과정


[원우 말말말] 

예술학과의 차액

오윤정 / 조형예술학과 예술학 석사과정

 

인문대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학과에서 예술학을 전공 중이다. 내 전공을 묻는 이들은 ‘예술학과’에서 무엇을 공부하느냐고 되묻곤 하는데, 이해하고 있는 바대로 간단히 대답한다. 미술을 이론적으로 공부한다고. 미술을 한다고? 아니, 실기가 아니라 미술과 관련된 이론과 역사, 전시 기획 등을 공부한다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른 예술학이란 조형예술의 제반 현상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미술을 역사·사회·정치·문화 등의 다양한 맥락에서 접근하는 인문학의 한 분야다. 본교 대학원 예술학과의 박사과정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예술학 석사과정은 다른 네 개의 전공과 함께 조형예술학과에 속해 있다. 조형예술학과에 같이 속해 있어서인지 다섯 개 전공의 등록금은 모두 같다. 학기당 약 660만 원. 내가 인문대 학부 시절 내던 등록금의 딱 두 배정도다. 인문사회계열 대학원의 등록금보다도 160만 원 가량 비싸다. 예술계열 학생들은 작업을 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본교 조소과 같은 경우 서울 혹은 안성의 실기실을 제공 받는다. 서양화과와 한국화과는 학원 건물 지하의 실기실을 사용한다.


그러나 예술학은 예외다. 예술학과는 여타 인문사회 계열 학과와 같이 이론 위주의 수업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이유로 예술학과는 조형예술학과 내의 다른 전공들처럼 ‘실험 실습실’이나 ‘실기실’ 등의 공간을 제공 받지 않는다. 지난해 ‘큐레이터실’이라 불리는 아트센터의 전시실 안쪽 방이 할당된 것이 전부다. 그곳은 회의나 잠깐의 휴식을 목적으로 찾는 공간이지, 예술학과 학생들이 개개인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160만 원의 차액이 의문이다. 예술학과가 단지 조형예술학과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네 전공과 같은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2011년,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학생들은 시위를 통해 ‘미술대학 소속이라는 이유로 인문대학 등록금보다 100만 원의 등록금을 더 내야하는 부당함’을 지적했다. 홍대 예술학과 학생회는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을 학교에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등록금 인하를 원하면 미대를 나가야 한다는 대답이었다. 이들은 결국 100만 원의 삭감이 아닌 100만 원에 상응하는 권리를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의 경우 예외적으로 미술대학의 소속이지만 등록금은 인문 계열과 동일한 액수의 등록금을 내고 있다.
본과도 학교 측에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을 요구해야 한다. 교내의 추가적인 공간 사용을 필요로 하지 않는 예술학과의 등록금 차액은 소속의 차이를 이유로 용인될 수 없다. 본과는 ‘예술의 이론과 기획, 인문학의 학제 간 융합을 통한 미래지향적 예술학을 정립하려는 비전(Vision)’을 갖고 신설된 과다. 예술학과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과 직결된 등록금 문제부터 초두에 바로잡지 않으면, 예술학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부터 걸림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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