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8.10.10 수 01:57
학내
[원우비평] 불륜 소재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하여배진희 /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정유진 편집위원  |  _hegel@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346호]
승인 2018.10.09  23:06:4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원우비평]

 

불륜 소재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하여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배진희 / 문예창작학과 석사과정

 

  뮤지컬은 기본적으로 감정을 노래한다. 감정이 고조되는 순간 노래가 나오고 노래와 함께 감정이 극대화되며 드라마가 같이 진행된다. 하지만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노래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 주고받는 대사나 상황에 대한 노래를 부를 뿐 정작 가장 중요한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이는 작품 속 두 사람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은 이별이지만 가족이라는 사회적 관계 속에 묶인 두 사람이 헤어지는 것은 이혼이 된다. 짝이 없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아름답고 좋은 일이지만 한 사람이라도 결혼했다면 그 사랑은 불륜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불륜을 두둔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러나 소재에 대한 비난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불륜 소재의 뮤지컬을 우리가 왜 봐야 할까. 왜 여러 사람이 이 작품을 무대 위로 올리겠다고 결정한 걸까.

  프란체스카는 남편과 아이들이 농업박람회에 간 사이에 만난 사진작가 로버트와 나흘을 함께 한다.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에게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그 사랑은 그녀를 한 개인으로 뒀을 때는 분명 아름다운 것이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는 이유로 무거운 죄책감, 배신, 형벌이 된다.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결심을 하지만 결국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와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는다. 대신 사춘기 아들을 위해 온 가족이 함께 시내로 나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을 택한다. 그리고 멀리서 자신을 보는 로버트를 외면한다. 가족의 곁에 남았다고 프란체스카의 외도가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다. 그리고 프란체스카가 로버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는 것도 아니다.

 

   
 

  로버트는 이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다. 프란체스카는 가족들과 함께 늙어가고 남편의 장례를 치르기도 한다. 노인이 된 로버트는 죽기 전 자신의 물건들을 모두 정리하고 자신이 찍은 모든 사진들을 불태우지만 단 한 장, 프란체스카의 사진만은 태우지 못한다. 그는 그 사진과 자신의 카메라를 프란체스카에게 보낸다. 오랫동안 한결같았던 자신의 사랑을 담은 편지와 함께. 로버트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친 편지의 마지막에 이렇게 적는다.

  ‘매일 내 사랑을 느꼈길 바라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는 사회, 윤리, 도덕과 맞서려 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옳은 것, 정의로운 것을 좇아 그들의 사랑을 정리하거나 그 끝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만 지구 반대편의 거리에 자신의 사랑의 대상이 거기 있음을 알며 살아간다. 그들은 가족을 배신하고 서로에 대한 사랑까지 배신했으나 누구에게도 비난받지 않아 오히려 모든 이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두 사람은 끝까지 입을 다문다. 그들이 입을 다물며 지킨 것은 프란체스카에게는 가족, 로버트에게는 프란체스카였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자신이 배신하고 배신당한 대상을 지키기 위해 서로의 곁에 부재한다.

  당신이 내게 길을 묻지 않았다면, 당신이 문을 두드린 집이 다른 집이었다면, 그때 내가 자고 있었다면. 프란체스카의 마지막 노래는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그 순간, 또 돌이킬 수 없는 현재와 사랑을 반추한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현재에는 낯선 사랑의 방식을 보여준다. 작품의 평가와 감상은 개인의 몫이다. 단지 불륜 소재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바로 비난 하거나 평가하기보다 그 속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면, 소재를 통하여 진짜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56-756 서울 동작구 흑석동 221 학생문화관 2층 언론매체부(중대신문 편집국)  |  대표전화 : 02-820-6245  |  팩스 : 02-817-9347
인터넷총괄책임 : 방송국장 | 게시판총괄책임 : 편집국장 | 청소년보호책임자 : 편집국장
Copyright 2011 대학원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cau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