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8.11.7 수 13:35
학내
[포커스] 두산그룹의 인수 10년차, 100주년의 '중앙대학교'
임해솔 편집위원  |  tuddldos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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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호]
승인 2018.09.04  21: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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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 중앙백년


두산그룹의 인수 10년차, 100주년의 ‘중앙대학교’


  2008년 두산그룹이 학교법인을 인수한지, 어언 10년이 됐다. 본교 홈페이지에서는 “중앙백년(中央百年), 기억할 것보다 기대할 것이 더 많습니다”라는 배너로 10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G.Santayana)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반복된다’했다. 100주년을 맞이한 본부는 기대할 것 보다 기억해야할 것이 더 많아 보인다.
  두산그룹의 인수 후, 당시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성은 본교의 재단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수의계약을 통해 주요 건물 공사를 대부분 독점 수주했으며, 이에 약학대학 R&D 센터와 기숙사 건물, 100주년 기념관이 착공됐고 도서관이 리모델링됐다. 이 과정에서 본부의 부채는 급증했고, 늘어난 부채 중 일부는 학생들의 등록금을 사용해 상환하기도 했다. 총장 선출방식, 업무 평가제 도입 등 제도적 변화가 일어났으며, 구조조정 계획도 발표됐다. 박용성 전(前) 이사장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심신의 교양을 쌓는 것은 스스로 해야지 왜 대학에서 해 줍니까? 실생활에 필요한 학문을 대학에서 가르쳐야 합니다”라며 대학(大學)의 교육(敎育) 방향성 개혁을 대대적으로 예고했다.
  이를 즉각 반영이라도 하듯 취임 후 “중앙대 이름만 빼고 전부 바꾸겠다”던 그의 말처럼 구조조정이 실시됐다. 학내 언론사들의 편집권 침해도 일어났다. 대학 기업화에 비판적인 논조의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중앙문화> 58호는 전량 수거됐다. 이에 학내 여론을 수렴하지 않은 채 비민주적으로 단행된 구조조정 방식과 과정을 둘러싸고 논의가 불거지기도 했다.
  2015년에는 박용성 전(前) 이사장의 이메일이 공개돼 큰 파장이 일었다.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목을 쳐주겠다”며 인사보복을 암시했기 때문이다. “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것을 처리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그는 이사장직과 두산중공업 회장직을 동반 사퇴했다. 과거의 사건들은 대학에 대한 재단이사장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대학 기업화 과정을 보여줬다.

   
 

100주년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교육(敎育)’은 지식을 가르쳐 인격을 길러줌을 의미한다. 즉 대학에서 ‘교육함’의 목적은 학생의 인격을 길러, 교양을 함양한 인재로 성장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본부가 추진했던 대학 구조조정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대학이 ‘기업이 원하는 직업훈련의 장’으로 변모했음을 볼 수 있다.
  오늘날의 교육은 상품이 됐고, 학생은 교육이라 포장된 직업 훈련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됐다. 현재 대학에서 이뤄지는 직업 훈련의 취업 중심 ‘교육’이, 기업이 원하는 ‘노동자’를 양성해 냄이, 현재 대학의 목적이라면 ‘노동(勞動)’이 무엇인지 먼저 가르치고 실천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우리는 ‘노동자’로서 교육도, 권리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전(全)지구적인 경쟁시대의 서막에서 대학도 예외는 아니게 됐다. 학생은 물론 교수도 경쟁해야 한다. 승자는 논문, 취업률 등으로 증명된다. 학문·지성·교양·담론 등은 대학에서 사라졌다. 취업률·성과·융합·특성화·학생 만족도·강의 만족도·핵심성과지표 등 ‘경영’의 언어로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교수의 강의를 만족도로 평가하고, 학생이라는 고객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대학의 모습에서 우리는 대학이 기업화되고 상품화 됐음을 알 수 있다.
  ‘박용성’ 체제는 끝났지만, ‘100주년’을 기념하는 등잔 밑에는 가려진 문제들이 있다. 아직도 학내 구성원들 의견으로 신임하지 못하는 ‘총장 결정방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본부는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을 지명하는 ‘총장 임명제’를 따른다. 교수나 학생의 뜻에 의해 총장이 선출되는 것이 아닌 이사장에 의해 지명되는 것은 대학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의심케 한다.
  본부는 100주년을 기념해 특별 발전기금(100 to U Fund 모금)을 모으고 있다. 해당 기금은 본교의 역사를 기록하고 기념하는 방식으로, 역사관을 건립하는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성을 대신해 숫자만이 대학을 나타낼 수 있게 됐고, 100주년을 기념하듯 숫자만이 대학에 관심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의에 죽고 참에 살자’던 정신은 말라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기억해야 할 것’과 ‘기대할 것’

  본교 ‘100주년 기념 사업단’ 홈페이지의 ‘중앙대 100년 약사’는 네 분기로 나뉜다. 기억은 특정 사건으로 구성되고, 약사(略史)의 본래 의미가 그렇듯 축약을 위해서는 선택이 필요하다. 그들은 “설립” “취임” “완공” “인수” “순위” “선정” 등을 선택했다. 또한 네 분기로 나뉜 약사 중 마지막 분기는 박 전(前)이사장의 취임을 알리는 2008년부터 시작된다. 두산그룹의 인수 후 10년이다. 그들은 지난 10년을 토대로 100년을 선명히 하려 한다. 박용성의 이름으로 시작한 마지막 분기는 ‘~현재’로 끝난다(아니 끝나지 않았다).
  정부는 대학에 등급을 매겨 서열을 세우고, 기업은 대학이 직업훈련소가 됨을 강요하고, 대학 스스로는 학문의 존재와 정체성을 묵인한 채 시장에 이끌려 나간다. 이러한 현실을 비판함은 정당하다.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으로서, 대학이 기업화되는 ‘현재’를 살아내고 있는 학문 후속 세대로서, ‘대학(大學)’다운 대학을 지키기 위해 성찰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100주년을 맞은 본부가 ‘기대할 것’을 위해 ‘기억해야’할 때다.


임해솔 편집위원 | tuddldos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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