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아카데미아]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의 구조적 관계 분석』 조영미 著 (2018, 아동청소년학과 박사논문)


  본 지면은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호에서는 아동청소년학과 조영미의 박사 논문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의 구조적 관계 분석』을 통해 국제자원활동을 통한 시민참여에 이해를 확장하고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의 중요성을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의 구조적 관계


조영미 / 사회복지학부 강사


지구사회와 국제자원활동


  현재 우리는 국경은 존재하지만 사회·문화·환경적으로 깊게 연관돼 있는 지구사회에 살고 있다. 이러한 지구화시대의 도래로 인해 기후변화·불평등·인권·평화·젠더 등에 대한 전 인류적 책무성과 상호 공동체성이 증대됐다. 더 나아가 인간의 인식과 실천의 범위도 협소한 지역이나 일국의 개념에서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이른바 지구사회(Global Society)로 확장됐다. 따라서 전통적 의미의 국민이나 시민의 문제도 ‘지구시민(Global Citizen)'이라는 범주로 확대됐다. 지구화 시대에는 지구사회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구성원으로서 인간존엄과 평등, 형평의 원칙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전환적 시민(Transformative Citizen)이 요구되고 있다.
  지구시민으로서의 참여는 지역적·국가적·지구적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발현되는 모든 행동을 포함한다. 지구사회에서의 시민참여는 물질적 이해보다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며 다른 사회구성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시민참여는 건전한 시민사회를 형성하며 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집단행동을 이끌어내고 시민의 능력을 제고시키는 역할을 한다.
  빈곤의 종식을 목표로 했던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 MDGs) 이후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에서도 글로벌 정의차원에서 경제, 사회, 환경과 젠더, 상대적 불평등 해소에서부터 지속가능한 사회, 생태계 보호 등의 보다 구체적인 참여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이행함에 있어서 국제사회와 국가, 시민사회, 시민들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사회에서 시민들이 지역 중심적 사고를 넘어 타 국가에 대한 이해와 존중, 전 인류의 공존적 태도를 가지고 환경·평화·인권 등의 전 지구적 문제들에 대해 협력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발도상국들도 해외로부터 온 국제자원활동가들이나 전문가들의 협력 없이는 제도적 역량 구축과 자조적 노력의 결실을 맺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듯 국제자원활동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국가와 글로벌 실행전략으로써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국제자원활동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연간 약 2만 명 이상이 국제자원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초기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이다. 특히 가장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20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국제자원활동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진행된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터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국제자원활동의 효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자원활동의 효과와 한계


  국제자원활동은 기존의 해외봉사활동이 시혜적인 의미로 상호간의 동등성을 간과했다는 측면에서 ‘봉사’ 대신 ‘자원(自願)’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소통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원봉사라는 용어에서 보여주는 개인적 차원의 자선과 선행의 표출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자발적 활동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새로운 방향성이 정립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어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해외자원봉사, 해외자원활동 또는 국제자원봉사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관련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활동들이 참여자들의 자존감, 자아효능감, 자의식과 독립심 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자기성장과 가치관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확대되는 국제자원활동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저개발국가의 어려운 상황이 한국 청년의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거나 국제자원활동이 과도한 스펙 경쟁의 수단으로써 개인적 도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편 국제자원활동을 통해 환경, 문화의 차이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그 지역사회와 조직, 공동체에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되거나, 문화와 관습·삶의 방식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가지고 돌아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문화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하며, 토착문화의 긍정적 요소를 파괴하고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듯 국제자원활동이 개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처럼 보이는 것은 국제자원활동이 유행처럼 난립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지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지원이나 참여가 오히려 현지의 의존성을 높이고 자생적 공동체성을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의 구조적 관계 검증의 중요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자원활동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지구화된 사회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활동이다. 그리고 나의 변화를 시작으로 타인과 지구공동체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중심적 가치를 가지고 사회변화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험적 토대가 된다. 따라서 국제자원활동은 지구시민으로서의 신념과 관심사가 반영된 창발적인 경험인 동시에 근본적인 사회변화를 지향하는 주창활동(Advocacy)으로 자리매김 돼야 한다.
  최근 국외 연구에서는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 간의 관계와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국제자원활동은 소수민족의 문제, 개발에서의 한계점, 불평등의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이를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더 나아가 국제자원활동은 지역사회와의 동반 관계, 네트워킹, 기부활동 및 다양한 참여를 강화하며, 지역사회의 불평등개선과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실천 활동 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제자원활동을 통해서 사회변화에 대한 실천이 향상되며 시민참여가 증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 간의 관계를 살펴본 의미 있는 연구들조차도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와의 관계를 단편적으로만 살펴보고 있다. 인간 행동은 여러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발현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선행연구들은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와의 과정에서 개별 요인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시민참여에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다. 또한 국제자원활동이 시민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수들과의 관계를 구조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자원활동이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서 형성되는 시민참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구조적인 모형을 통해서 검증해 낼 필요가 있다.

연구결과 및 앞으로의 과제


  본 연구는 국제자원활동과 사회자본, 다문화수용성 그리고 시민참여의 유기적 관계를 밝힘으로써, 국제자원활동과 시민참여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국제자원활동을 통한 시민참여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국제자원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전국의 20대 365명을 대상으로 구조방정식 모형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자원활동과 사회자본, 다문화수용성 및 시민참여 간의 구조모형에 대한 적합도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변인 간의 구조 관계가 확인됐다. 둘째, 국제자원활동은 사회자본, 다문화수용성, 시민참여에 직접적으로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자원활동의 관여도가 높을수록 사회자본, 다문화수용성, 시민참여의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은 시민참여에 직접적인 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이 높을수록 시민참여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넷째, 국제자원활동이 시민참여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의 매개효과를 살펴본 결과,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의 매개효과는 모든 경로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다섯째, 국제자원활동이 시민참여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서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의 이중매개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 국제자원활동은 사회자본과 다문화수용성을 거쳐 시민참여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국제자원활동을 통해 시민참여를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음을 밝혀냈다.
  국제자원활동은 지구시민으로서의 행동에 대한 역할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따라서 국제자원활동을 실행하는 다양한 국가기관·국제NGO·청소년단체·시민단체 등에서는 참여자들의 국제자원활동이 선순환적·사회환원적 지구시민으로서의 시민참여 관점에서 이뤄지도록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집단 내 유대와 집단 간 연계성을 높이고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고 상생의 가치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더 나아가 상호주의와 공동체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제자원활동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국제자원활동과 사회자본, 다문화수용성, 시민참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보다 확대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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