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8.11.7 수 13:35
특집
[특집 인터뷰] 독립 연구자로 살아남기지식순환협동조합 인터뷰
김유중 편집위원  |  yuri395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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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호]
승인 2018.09.04  12: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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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인터뷰_독립 연구자로 살아남기]

 

제도권 밖의 연구자로 살아남기

- 지식순환협동조합 인터뷰 -

  2018년 한국 학계는 도덕적 해이로 가득하다. 연구비 유용·횡령에서부터 부실 학회 참석, 논문 표절까지 연구자들의 부정·비리는 연구계가 이미 자정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제도권 학계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대학 밖 학문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 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안연구공동체 중 하나인 지식순환협동조합(이하 지순협)이다. 독립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지순협 대안대학은 2015년 1월에 설립돼 3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교육과 연구에 매진해왔다. 이번 특집면에서는 연구 공동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지순협 소속의 강정석 사무국장과 대안대학 졸업생 정명준 씨를 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 ‘독립 연구자’라는 표현이 생소하다
  강정석(이하 강):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연구를 기존 학계의 외부 즉, 대학이라는 공간 밖에서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독립 연구자는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을 것 같다. 유형별 특징이 다르니 접근방식도 다르다. 현재 방향을 잡아가는 중이다. 어쨌든 대학으로부터의 독립도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독립 연구자를 확실하게 정의 내리기 힘든 것 같다.


독립 연구자로서 수행하는 연구는 기존 학계의 연구와 차이가 있나
  강: 현재 학문 연구는 학계나 한국연구재단 등에서 원하는 연구를 수행해야한다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방향의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주 받아서 수행하는 형태가 돼 버린다. 이런 연구풍토와 다르게 연구의 본래 취지에 따라 연구를 하는 사람을 독립 연구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모든 독립 연구자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연구 사업에 참여를 하면서도 하고 싶은 연구에도 참여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정규직 교수의 자리가 줄어들고, 대학 자체가 위기기 때문에, (독립 연구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독립 연구자들에게는 경제적인 문제를 포함한 여러 어려움들이 있을 것 같다
  강: 행정적인 부분은 제약이 많다. 필요한 자료가 많은데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 DBpia 등 학술데이터베이스에서도 논문마다 돈을 내고 봐야한다. 대학 논문은 발품 팔아서 어떻게든 구하기도 한다. 도서관이 있는 일반적인 대학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공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정명준(이하 정): ‘노오력’하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야 있다. 다만 대학교는 학과라는 것이 있어서, 비슷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독립연구자는 자유롭게 모였다가 헤어질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이 고립돼 있다.
  강: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의 지원이 없으면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지원 사업들을 많이 찾고 있다. 지원받은 돈은 연구 사업에 모두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재정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의 활동이 늘어날 수는 있다.


독립연구자네트워크 준비모임이 있다고 들었다 
  강: 독립연구자네트워크 준비모임은 독립 연구자의 연구 환경 실태조사를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적 지원을 받는 연구자 자리는 대학이나 국책연구원을 중심으로 있고 독립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정책적 시야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연구를 지속하기가 어렵다. ‘이런 연구자들을 위한 정책적인 조망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네크워크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구단체들 간의 네트워킹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연구자들이 각자 지향하는 방향성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장을 이뤄 생산적 토론이 일어나는 조건이 마련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90년대 초반에는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대학으로 흡수됐다. 계간지도 많이 남지 않았다. 윗세대의 영향과는 별개로, 현세대 연구자들의 네트워킹이 이제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지식순환협동조합,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몸부림


지식순환협동조합(이하 지순협) 대안대학이 설립된 지 4년차다. 설립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나
  강: 대학의 문제를 대학 내부에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겠다고 느꼈던 선생님들이 대학 밖에서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지순협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뜻이 있었던 몇몇 선생님들이 돈을 모아 불광동에 있는 건물 2층을 임대했다. 이후 서울혁신파크에 대규모 공간이 열리게 됐고 조금 안정적으로 대안대학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대안대학 창립 후 1년간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2년차에는 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3년차 되면서는 제도적으로 안정됐다. 갈등이 많았지만 상호 신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대안대학에서의 교육 방식에 대해 많이 고민했으리라 생각된다
  강: 대안대학을 처음 만들었을 때, 학생에게 ‘대안대학인데 왜 강의를 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좀 더 실천적 교육 방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또 언젠가 교육 분야의 비영리 스타트업을 만들기 위한 모임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다. 연사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 즉, IT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한 기술 발전이 교육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이를테면 선생의 역할이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고민하고 같이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지식전달방식에 문제점이 있다는 생각도 하지만, 학생들이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전공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안대학에는 한 분야에 특화해서 공부를 했던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초 지식이 부족하기도 했다. 교육 방식에 대한 선생님들의 많은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법인체제의 일반 대학과 달리 지순협 대안대학은 협동조합체제다
  강: 지순협 대안대학에서는 학생들도 모두 조합원이 된다. 교육과정도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한다. 교육과정은 6개월 단위로 개편하며 교과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려고 한다. 학교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 조건과 선생님의 의견도 듣지만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학생회의 의견을 묻는다.
  위계에 대해서는 결정짓지 않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교수와 학생 모두 조합원이기에 평등하지만, 배우기 위해서는 교실에 상호 존중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평등성을 전제로 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 발생할 문제이므로, 안고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제도와 절차를 상호 신뢰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우리가 확보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일반 대학에서 교수를 선발할 때 학위, 저서, 연구업적 등이 평가 요소가 된다. 대안대학에서는 교수진 선발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강: 강의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강사를 구하기가 어렵다. 상호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력서나 논문, 저작을 보고 강의를 맡기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 강의를 하고 싶다고 하면, 교과위원회에 나오라고 제안한다. 또 짜여진 커리큘럼이 있고, 강의 경력이 있는 선생님의 맥락이 있다. 내부 콜로키움을 열어서 강의 상호평가를 해보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조만간 체제 전환을 하지 않을까.
  정: 강의할 자격의 문제를 봤을 때, 듣는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검증 시스템에 있어서 학생들도 강의 피드백 등을 통해서 평가를 하는 방법도 있겠다. 상호간 조율을 해 나가면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 아닐까.


사회적 신뢰도에 대해 독립 연구자들은 어떤 입장인가
  강: 사회적 신뢰도를 따지자면, 직함이 붙은 사람을 찾는 것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도 한다. 하지만 최근 한겨례 등 에서 청년필자에게 지면을 주기도 한다. 신문의 권위를 위해 전문가에게 글을 청탁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권위와 별도로 파격적인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방향에 따라 달라 질 수 있지 않을까. 독립연구자들의 활동도 충분히 증명이 되기 때문에, 신뢰를 쌓을 조건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정: 나는 일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주기적으로 저널을 내면서 저널에 실릴 글을 쓰고 있다. 필요하다면 대학진학도 생각해 보려한다. 논문도 쓰고 있다.
  강: 현재는 지순협은 학생 40명과 교수 20명이 결합된 구조다. 이외에 취지에 동의해 월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들도 있다. 재정 문제 때문에 조직을 확장해야한다고도 생각하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확실히 관리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대안대학이 설립 된지 4년 정도 됐다. 모든 것을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정리 김유중 편집위원 | yuri395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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