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통과 통합 이끌 남북 애니메이션

 

 

  ■  많은 매체를 통해 북한 애니메이션이 뛰어난 기술발전을 이뤘다는 소식을 접했다

  북한 애니메이션이 지금과 같은 기술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주도하고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특별히 영화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던 김정일은, 1971년에 당시 아동영화촬영소를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로 통합하면서 최신과학기술 설비를 갖추게 했다. 이후에도 평양미술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교육하며 최첨단 장비를 꾸준히 지원했다. 이는 김정은 시대에도 동일한데, 2014년 11월 27일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를 직접 방문해 창작가들의 실력과 장비들의 현대화를 높일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창작가들이 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의 어려움이 없게 하라 지시했는데, 북한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단에 있었던 탈북민 최성국은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그곳에서 근무했던 인력들에게는 배급이 끊긴 적이 없었고 군복무도 면제해 줬다고 증언했다.

 


  ■ <뽀롱뽀롱 뽀로로>가 남·북한의 애니메이션 합작품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남북 평화를 위해 애니메이션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2년에 남북이 두 번째로 합작해 제작된 작품이다. 이보다 앞서 2001년에 <게으른 고양이 딩가>가 먼저 남북 합작으로 제작됐다. 이외에도 넬슨 신(N.Shin) 감독의 <왕후심청>(2005)은 남북이 함께 제작한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2007년에는 <아티와 필리>도 남북합작으로 제작이 진행됐으나 북핵 문제로 결국은 중단됐다.

  올해 평창올림픽으로 남북의 대화가 재개되자 가장 먼저 추진된 것이 예술단의 공연이었던 것과 같이, 문화·예술 분야는 정치적인 입장이 달라도 거부감 없이 교류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예술과 기술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활용 가능성도 큰 분야다. 애니메이션은 이미 남과 북이 성공적인 공동제작을 했던 경험이 있으며, 실제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와 달리 가상의 캐릭터와 배경을 다루기 때문에, 남과 북에서 모두 사랑 받을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을 새롭게 제작하기 용이하다.

  또한 상업적인 작품 외에도,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단편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나 청년들이 함께 제작하는 경험을 통해 서로를 실질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북한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분석한 것은 좋았으나, 분석방법이 다소 평이했다는 의견도 있는데

  논문의 결론에서도 작품들을 깊이 있게 분석하지 못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것에 그친 것 같아 아쉽다고 적었다. 논문을 작성하면서, 지금보다는 분석하는 작품의 수를 줄이면서 대신 몇 작품을 다양한 시각으로 다뤄보는 것을 고민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1980년대 이후의 북한 애니메이션들과 비교해 1960~1970년대 작품들은 접근이 어렵고,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서 평이한 분석 틀이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의 작품을 소개하려고 했다. 물론 같은 양의 작품을 다루면서도 더 흥미로운 분석도 가능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동시대의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이나 남한의 프로파간다 애니메이션과 비교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캐릭터의 조형성이나 움직임에 대한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논문의 범위가 너무 방대해지고 산만해지는 것이 우려됐다. 추후의 연구 또는 다른 연구자들을 통해, 작품들에 대한 신선하고 의미 있는 분석들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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