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하얀 회의, 왜 기록하지 않는가


  지난 5월 17일 ‘인문·사회계열 대표회의’가 대학원(302관)에서 진행됐다. 이번 회의는 ‘연구 공간’ 부족 해소 및 효율적 이용을 모색하고자 열렸다. 하지만 문제의 해결은 또 다시 연장선에 놓이게 됐다. 회의에 참석한 많은 학과 대표자들은 “연구 공간을 ‘열람실화’하거나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이분법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부터 잘못됐다”며 원우들의 연구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열람실화’라는 대안을 제시하는 회의의 실효성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 원우는 “법학관 연구실의 경우에는 그 존재 자체가 원우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용이 효과적이지 않은 면도 있다”며 연구실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정당성을 위해 타당성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원총의 미흡한 자료 준비에 많은 원우들이 불편해 하기도 했다. 회의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수치화된 자료가 없거나 원총이 제시한 여러 자료에 관해 충분한 설명 및 근거가 부족해 오해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한 대표자는 연구실 이용률이 낮다는 원총의 조사결과에 불편해 하며, “외부 연구 활동을 진행한 후 밤늦게 연구 작업을 해야 하는 원우들도 있다. 특정 시간대에만 방문해 사진을 찍어 연구실 이용률이 낮다고 판단하는 것은 타당성 있는 자료가 아니다”며, “좀 더 구체적인 조사결과가 필요하다”고 항의했다.

  이 날 회의에서는 특히 ‘학과별 인원 수에 따른 좌석 배정 수’ 자료가 회의에 참석한 많은 대표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원총이 제시한 자료에는 학과별 인원 수와 연구실 좌석 수가 비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학 인원 수가 더 많은 학과가 있음에도 특정 학과의 좌석 수가 많아 좌석 배치에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회의에 참석한 원우들의 입장이었다. 이에 박재홍 원총 회장은 “학과별 좌석을 배정할 당시 원총 회장이 사회계열 원우들과 친분이 있어 좌석 배정이 많이 이뤄졌던 것 같다”고 말해, 참석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제37대 이구 원총 회장은 “2015년 12월 15일, ‘끝장토론’(본지 324호)을 진행해 공간 배정을 본부에 어떤 식으로 요구할 것인지, 확보된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논의를 한 바 있다”며 각 학과 대표들에게 탄원서를 제출해 달라 요청했고, 사회학과·사회복지학과·심리학과가 요청에 적극 응하며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들 학과에서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본부와 대화를 해 연구공간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답변이 없던 학과에는 최소 2석을 배정했고, 좌석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학과에 좀 더 좌석을 배정했던 것이다.


우리가 열람할 회의록은 어디에

  한편, 원총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회의록 없이 회의가 진행되는 점에 대한 지적도 나온 것이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원우는 “원총 내 관계자의 회의 참석이 너무 저조하다. 회의록을 기록하는 관계자 없이 박 회장 홀로 회의를 듣기만 하는 방식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대표자가 아닌 원우들도 회의의 경과를 살펴볼 권리가 있고, 회의의 결과로 작성한 내용을 통해 원우들의 목소리를 본부에 전달할 수 있는 기록이 되므로 회의록의 체계적인 작성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원총은 원우들의 의견을 본부에 대변하는 ‘대학원생’ 대표기구다. 그런 의미에서 원총은 우리의 대표자 역할을 하고 있나 생각해 본다. 제39대 원총의 임기가 시작된 지 한 학기가 지났다. 원총은 어떤 모습으로 원우들의 목소리를 담아 학내의 여러 문제와 갈등을 해결해 나갈지 기대해본다.


임해솔 편집위원|tuddldos74@naver.com

 

 

 

● 지난 호(343호) 심층취재 여섯 번째 문단 마지막 두 줄을 다음과 같이 정정합니다.

  한편 올해 열린 입학설명회에서도 일방적 의사소통이 문제가 된 것은 마찬가지였다. 입학설명회를 홍보해 줄 것을 과대표들에게 단톡방으로 통보했고, 이로 인해 원우들은 불편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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