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진 /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전공 석사 과정

 [원우말말말]

특수‘대학원’ 혹은 ‘특수’대학원

박은진 /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전공 석사 과정

  몇 년 동안 관련 직종에서 일을 하면서 학문에 대한 관심과 뜻이 생겼다. 더 공부해 보고자 관련 학과가 있는 본교 대학원에 입학했다. 처음에는 업계에서도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져 있는 이곳 대학원에 ‘특수대학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특별히 마음에 새기고 입학하거나 학교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 학기 정도 학교생활을 하고 나니, 대학원생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시스템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따로 일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조교 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특수대학원은 평균적으로 더 많은 등록금을 매 학기 내야 한다. 조교 일을 하더라도 장학금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등록금이 상한선 이상인 특수대학원생들은 나머지 금액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주 25시간씩 한 학기 내내 일을 하는데도 장학금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등록금이 장학금 상한선 이상인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모두 대학원생 각자의 책임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에만 집중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특수대학원이라고 해서 학업의 양이 적거나 학생들의 상황을 고려해주지는 않는다. 물론, 등록금을 내고 생활비를 벌며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비단 특수대학원생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책정되는지 알 수 없는, 일반대학원보다 배로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우리에게 어떠한 복지가 얼마큼의 리워드가 돌아오는지는 알 수가 없다.

  대학원 내부의 수업시스템, 논문지도, 장학금, 학생복지 등 묻고 싶은 것도 듣고 싶은 것도 많다. 하지만 그런 자리를 기대하거나 체계적 시스템을 그 누구도 요구해 보지 않았고, 앞으로 요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첨단영상대학원 내에 원우회나 학생회조차 조직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원우회, 학생회를 만들어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것은 모두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이러한 무게를 결국 한두 사람이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쉽사리 나설 수도,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다.

  그동안 조직적인 목소리와 요구가 없었기 때문에, 본부 입장에서도 행정절차 등을 개선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이 합당한 수준이라고 수긍되지 않는 한, 학생들의 불만은 계속 쌓여만 갈 것이다. 특수대학원 내의 부족한 전임교원 충원, 제도적으로 정비된 커리큘럼, 원활한 지도교수와의 소통과 체계적인 논문심사 시스템 등 필요한 요소를 점검하고 그 과정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학생이기도 하지만 이미 조직사회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해 어떠한 방식으로 요구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복지 사각지대 그리고 성긴 시스템 내에 위치해 있음을 결코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