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oo #WithYou

 

  이명박이 구속됐다. 돈의 신이라고 불리던 그가 뻣뻣한 모습으로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섰다. 그리고 우리는 다섯 명의 대통령을 구속시킨 나라의 국민이 됐다. ‘새빨간 거짓말’인 것을 아냐고 목청껏 외치던 그는, 1분 10초간의 짧다면 짧은 입장표명을 마친 뒤 검찰청 건물로 걸어 들어갔다. 혹자는 “(미투 운동 때문에)각하가 사라지고 있다”며 염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력이라는 무기로 인격살인을 당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광화문에 MB산성을 쌓고, 최루탄을 남발하던 그를 결코 잊어 본 적 없다.

  한편 이명박을 감옥으로 보낸 주역 중 한 명인 정봉주는 자신을 향한 미투 운동과 관련해 정치적 저격이라며, 무고를 주장하다 사건과 관련한 핵심적 증거를 스스로 찾고 정치계를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여전히 많은 누리꾼들은 ‘언론의 정치공작’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의 사이에서 언쟁을 벌이고 있다. 또 중간에 끼어든 ‘김어준의 블랙하우스(SBS 시사 프로그램)’는 팩트 체크를 미명으로 ‘특정 시간 사실’ 확인 방송을 내보냈으나 진실규명에 혼란만 제공했다.

  이제 검사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연극계, 영화계, 정치계를 거쳐 학교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이 파렴치한 사건의 범죄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거짓말을 잘하며,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엔 권력을 지키기 위해 가해자를 두둔하고 그에게 용기를 선사하는 ‘눈물 나는 우정’도 존재한다. 정봉주와 함께 돌을 맞겠다고 나선 김용민도 있지 않은가.

  교내에서 발생한 C의 성폭행 사건도 이와 다르지 않다. 피해자 A, B, C, D들이 늘어나는 동안, 공동체는 무엇을 했을까. 지성인이 모였다는 대학, 연구소, 학습모임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범죄는 과연 가해자의 도덕적·인격적인 문제만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는가. 아니면 학내에 뿌리 깊게 박힌 ‘강간문화’ 전체를 들춰야 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이번 미투 운동의 물결을 통해 혐오·차별·젠더문제가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적 영역을 넘어서고 있음을 목도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한국당 당대표 홍준표의 “미투 운동, 날 겨냥했지만 자기들(좌파)에게 가”라는 발언은 그와 그 주변의 젠더 인식수준을 대변한다.

  여전히 ‘펜스 룰’ 따위를 대책이라고 말하기에, 이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적극적인 ‘#WithYou’ 운동이 필요하다. 잘못된 권력을 해체시킬 수 있는 방법은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연대하는 방법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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