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잔디 /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원우말말말]

대학원생의 복지를 찾습니다

김잔디 /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복지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에서,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수준을 보장하는 사회제도까지 매우 폭넓고 다양하다. 그렇기에 복지의 대상은 가난한 사람도 되지만, 모든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국가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빈곤층에게 최저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모든’ 아이들에게 보육료를 지원하고, ‘대부분’의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그렇다면 우리, 즉 대학원생들에게는 복지가 필요한가, 우리는 복지의 대상자가 아닌가, 우리에게 어떤 복지가 있는가를 생각해보자.

  입학 시에는 납부근거도 없는 입학금을 납부했다. 매년 이유도 모르게 인상되는 고가의 등록금을 부담하고 있다. 공부에 집중하려고 근거리 주거를 위해 월세를 부담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는 거의 없다. 우리는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운 좋으면 부모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조교, 보조연구원, 아르바이트, 학회 간사 등 뭐라도 돈벌이를 하지 않는 대학원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복지를 통해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충분하지 않은 연구 환경으로 연구 활동에 집중해야 하는 대학원의 주요 과업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공간은 항상 부족해서 로또에 버금가며, 그나마 있는 연구공간도 추위와 습기로 이용이 제한된다. 강의실은 부족해서 주변 건물을 전전해야 한다. 지난 방학에 공사한 대학원 건물 현관에는 높이가 맞지 않는 책걸상이 채우고 있다. 정수기도 각 층에 없어 층을 넘나들지 않으면 접근이 어렵다(이는 장애인에게 더욱 그렇다).

  대학원은 필수가 아닌 선택적 교육과정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재정적 부담을 고려해서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대학원을 통해 발생하는 연구성과와 그 사회적 가치는 우리 사회가 모두 누리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원 입학이 경제적 수준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이미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직·간접적 경제활동을 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개인적 노력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제는 장학금 등의 사회적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한다. 또한, 높은 등록금에 걸맞은 연구환경 조성에 대한 투자도 반드시 필요하다.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대학원생들에게 등록금 전액 무료에 생활비까지 지급하고 있다. 필수교육과정이 아니더라도 대학원의 연구들이 갖는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가 이러한 지원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우리가 당장 유럽과 같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는 없겠지만 더 좋은 환경과 복지를 누리기 위해서는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 작게는 대학원 신문을 읽는 것부터, 학생회나 본부에 관심을 갖고, 우리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전달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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