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8.8.9 목 09:40
기획문화
[생태] 바다의 숨통을 조이는 미세 플라스틱
임해솔 편집위원  |  tuddlods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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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2호]
승인 2018.04.02  22: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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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한 산업화·도시화·공업화 뿐 아니라 미흡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으로 인해, 환경오염은 점점 심각해지고, 우리의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우리는 끊임없이 쓰레기를 생산하지만, 손을 떠난 쓰레기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 쓰레기 배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의 대부분을 차지해가고 있다. 우리가 소비한 다양한 쓰레기에 대해 살펴보고, 나아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① 썩지 않는 쓰레기 ② 거대 쓰레기 지대: 해양쓰레기 ③ 우주 쓰레기: 우주 개발의 걸림돌 ④ 쓰레기로 달리는 기술

 

 

바다의 숨통을 조이는 미세 플라스틱

김지우 / 그린피스 해양보호 캠페이너


  2015년 6월 유엔환경계획(UNEP)은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의 퇴출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바다로 흘러든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음을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이 바다에 끼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바다는 점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후 변화, 어족자원 남획과 함께 바다가 맞닥뜨린 대표적인 위협은 플라스틱 오염이다. 바다는 지금 플라스틱으로 뒤덮여 있다. 매년 전 세계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약 8백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버려진 어구, 비닐봉지, 병뚜껑, 주방 용품, 담배 필터, 음식 포장재, 빨대, 화학 섬유가 온 바다를 떠다니고 있다.

  매년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드는데, 이는 분해되지 않고 잘게 쪼개져 독성 물질과 결합한 채 바다에 축적된다. 그 중 일부는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에게 삼켜진 뒤 바다의 먹이사슬을 타고 결국 사람의 입속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대부분의 플라스틱 물질은 생분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생산된 거의 모든 플라스틱이 분해되지 않고 매립됐거나, 바다 속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십 년째 누적되고 있다. 더구나 플라스틱 사용량은 꾸준하게 증가하지만 많은 나라가 제대로 된 폐기물 처리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마다 바다로 유입되는 양도 증가 추세에 있다.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류에 의해 마모되고 깨지면서 점점 더 작은 입자가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약 51조 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해수면을 떠다니고 있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해수면뿐 아니라 해수층, 해저 퇴적물, 심지어 북극의 해빙에서도 발견된다. 플라스틱은 이미 해양 생태계 어느 곳에서든 발견하기 쉬운 오염물질이 됐다.


미세 플라스틱의 재앙

 

   
 

 

  마이크로비즈(Microbeads)를 비롯한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바다 동물들이 이를 먹이로 오인한다는 데 있다. 해양 생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플랑크톤에서부터 어류, 해양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먹이사슬의 모든 단계에 있는 생물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을 수 있다. 미세 플라스틱을 삼킨 해양 동물은 물리적인 상처에서부터 장폐색, 산화 스트레스, 섭식 행동 장애, 에너지 할당 감소 등 여러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더 두려운 것은 바다의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에게까지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이를 삼킨 해양 동물의 소화관에 축적됐다가 먹이사슬을 타고 상위 단계로 이동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지중해에서 채취한 어류 표본의 18% 이상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했다. 이 중엔 황새치, 참다랑어, 날개다랑어 같은 인기 어종도 포함돼 있다. 북해에서 양식된 홍합과 대서양에서 기른 굴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추가적 연구가 필요한 과학 분야다.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해산물이 플라스틱 오염으로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현실이 됐다. 미세 플라스틱이 독성 화학 물질을 옮기는 운반체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로비즈는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메틸 메타크릴레이트(PMMA), 나일론 같은 석유화학 물질로 만들어진다.

  이런 물질들은 주변의 유해 화학물질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다. 미세 플라스틱의 독성이 주변 환경에 비해 약 1백만 배 높게 검출된 경우도 보고됐다. 이처럼 다른 화학물질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특성 때문에, 일단 환경 속으로 배출된 플라스틱은 유독 물질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규제를 위한 국제적 움직임


  미국은 2015년 12월 '마이크로비즈 청정 해역 법안(The Microbead-Free Waters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에서 마이크로비즈를 함유한 '세정(Rinse-off)' 제품의 판매와 유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자외선 차단제처럼 '바르는(Leave on)' 제품에 사용되는 마이크로비즈에는 적용되지 않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업계 차원의 마이크로비즈 추방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이미 몇몇 글로벌 기업은 마이크로비즈 사용 중단을 약속했고, 그 중 로레알(L'Oreal), 프록터 앤드 갬블(P&G)은 2017년 말까지 폴리에틸렌 마이크로비즈의 사용을 중단키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이 문제에 있어서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범주를 애매하고 좁게 정의하거나, 마이크로비즈 사용 중단 약속의 대상이 되는 제품이 한정적인 경우도 있다. 일부 회사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아직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각국 비정부 기구(NGO)와 관련 단체들도 마이크로비즈 사용 중단을 촉구 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35개국 83개 NGO가 연합한 ‘비트 더 마이크로비즈 재단(Beat the Microbeads Foundation)’도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를 위해 활동 중이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여성환경연대(KWEN)와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OSEAN)도 포함된다.

   
 

한국의 변화와 남은 과제


  국제적인 흐름과 더불어 국내 시민단체 활동의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2017년 1월 화장품법 일부 개정고시를 통해 일부 씻어내는 제품에 남아있는 5mm 크기 이하의 고체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행정예고 했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법안 개정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 의미 있는 결과이기는 하나, 미세 플라스틱 사용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기에는 허술한 개정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식약처가 미세 플라스틱 규제 대상 제품군을 세정·각질제거 등의 제품으로 제한함에 따라 규제 대상이 전체 화장품의 불과 0.56%로 크게 축소됐다. 플라스틱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 중, 약 2.2%만이 규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씻어내는 제품뿐 아니라, 메이크업 제품·세제·주방 청소용품·물티슈 등 다양한 생활용품에서 여전히 사용된다. 때문에 다양한 제품으로 규제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한다.

  1950년부터 2015년까지 폐기된 플라스틱은 63억 톤에 이른다. 이 중 79%가 매립·방치·부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50년에는 1백20억 톤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이 매립되거나 환경으로 유입될 것으로 추측된다. 내가 버린 플라스틱이 당장 나의 쓰레기통에서는 사라졌을지 몰라도 또다시 버려져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 재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확실하고 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넘쳐나는 생산과 사용으로 인해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이를 수거하는 좋은 기술이 개발된다 한들 다시 육지로 돌아온 플라스틱의 운명은 소각이나 매립이다. 절대 판타스틱(Fantastic)하지 못한 플라스틱을 줄여나가는 생활을 오늘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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