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아(위원장)/ 강태경(부위원장)

 

대학원생 노동조합 인터뷰

  본지에서는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의 구슬아 위원장과 강태경 부위원장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 대학원생 노동조합의 설립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출범을 선언하고 총회까지 마쳤지만 아직 상급단체를 어디로 해야 할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출범식 이후 2월 말 또는 3월초쯤 설립 신고를 하게 될 것 같다.

 

▲ 대학원생 노동조합(이하 대학원생 노조)의 설립 취지

  기본적으로 대학원생의 인권과 노동권 문제를 우리들 스스로 자주적 민주적 관점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게 되었다.

  2014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전국 단위로 시행했던 조사에 의하면, 대학원생들이 생각보다 학교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당시 조사는 대학원생들이 스스로가 학생인 동시에 노동자라는 점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다듬는 와중에 동국대학교에서 조교들이 소송을 걸어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이라는 노동부의 판단을 얻어내는 사건이 있었다.

 

▲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제 국내에도 대학원생 노조가 만들어집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해외의 경우에는 이미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다. 북미쪽 사례가 대표적인데, 미국의 경우 1960년대 말부터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미국의 관할 부처가 사립대 대학원생 조교들도 노동자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각 사립대학에서 대학원생 노조가 생기기 시작해서, 현재 60여개 대학의 약 10만 명 이상의 대학원생들이 조합원으로 있다.

 

▲ 대학원생들은 수료 또는 학위 취득 이후 대학원생이 아니게 된다. 혹시 조합원은 대학원생들로만 구성되는 것인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학원노조의 활동 대상이 되는 ‘노동자’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가

  기본적으로 휴학생을 포함한 대학원 재학생은 모두 가입 대상이 된다. 수료생도 교육법 상 재학생 안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수료생 중에는 연구등록비를 납부한 이들도 있다. 따라서 수료생들도 가입 대상에 포함된다. 여기에 학부 졸업을 앞둔 대학원 진학 예정자들도 준조합원으로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만약 가입을 희망하는 이가 학위를 이미 받은 상황이라면,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따로 심사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를테면 포닥(포스트 닥터)들 역시 연구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 ‘연구노동’ 개념의 문제를 언급했다. 기존에 이미 존재하던 ‘지식노동’과 어떻게 다른 것인가

  ‘지식을 생산하는 노동’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지식’이란 공공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모든 연구 활동을 노동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다. 물론 여기에 직접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연구라는 활동이 어떻게 노동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차후에도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는 실제로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거나 조교로서 업무에 종사하는 등의 직관적인 노동에 많은 대학원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춰나갈 예정이다.

 
 

▲ 조합 설립에 여섯 개 대학이 함께 시작했다고 들었다. 현재 조합 구성에 함께 한 대학은 어느 학교들인가

  학교의 이름이 알려지면 해당 대학에서 조합에 가입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가입한 조합원들이 해당 학교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들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조심스럽다. 다만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은 여섯 개가 아니라 전국의 20여개 대학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숫자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무엇인가

  일단 이번에 터진 성균관대학교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성대에서 행정조교들을 전원 해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동국대 사태 이후 동국대와 유사한 형태로 대학원생들의 노동력을 사용해왔던 학교들에서는 비슷한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지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와 비슷한 문제가 언제든 터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다만 성대에서 먼저 나설 줄은 몰랐다. 현재 성대뿐만 아니라 다른 사립대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 대학원생 노조의 향후 활동 계획

  이번 사건(성대 조교 해고 사건)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조교들의 문제에 대해 대처해나갈 것이다. 이밖에도 이공계 인건비 횡령비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대학원생 연구원에게 지급된 돈을 랩실(연구실) 단위로 다시 걷어 들이는 등의 관례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리고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원생들이 인권과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조합 내부에 인권위원회를 마련했다.

 

▲ 덧붙이는 말

  장기적으로는 행정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교직원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원생의 조교 업무는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비로소 지식을 생산하는 활동으로서의 ‘연구’가 노동인지 아닌지의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정리 조현준 편집위원|dision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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