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신문 창간 35주년 특집 좌담회: 대학언론의 미래를 그리며

[대학원신문 창간 35주년 특집 좌담회: 대학언론의 미래를 그리며]

대학은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대학이 기업화되며 대학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학내언론에게는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대변하는 역할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중앙대 개교 100주년 그리고 대학원신문 35주년, 학술투쟁의 일환으로 시작된 대학원신문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이번 좌담회에는 김세연(동국대 편집장), 최은혜(고려대 편집장), 문장원(고려대 편집위원), 김혜미(중앙대 편집장), 정유진(중앙대 편집위원), 임해솔(중앙대 편집위원), 조현준(중앙대 편집위원), 양윤식(사진촬영)이 참석했다. <편집자 주>

 
 

 잊혀 가는 대학원신문


  김혜미: 대학원 언론사 좌담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열렸던 것으로 안다. 오늘 좌담회는 ‘잊혀 가는 대학원신문’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네 가지 소주제로 나누어 이야기 나눠보고자 한다. “대학원신문 요즘 누가 보냐”고 물을 때 “우리가 본다”고 되받아치기 하는 원우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원우들의 관심을 고양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말해보자.

누가 보냐, 우리가 본다

  최은혜(이하 최): 타 대학 대학원신문도 마찬가지겠지만, 고대 대학원신문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관심과의 싸움’이다. 대학원생으로서 겪을 수 있는 조교처우문제 등을 다뤄도 크게 관심이 없어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런 무관심과 매일 싸우고 있다고 느낀다.
  문장원(이하 문): 다른 학교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이공계열과 인문계열에서 차이가 좀 있다. 현재 신문사 구성원이 모두 인문계 대학원생이다.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공계 쪽에서도 관심을 가지려다 실망을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공계 쪽의 ‘연구 동향’을 소개하려고 보면 편집위원들이 잘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 교수와의 권력 구조라든지 이공계와 인문계는 여러 방면에서 차이가 있어 분리되는 것 같다. 신임편집위원 모집을 해봐도 지원자가 많지 않다. 우리는 공고를 하지만 해마다 지원자가 줄어든다. 이런 현실 때문에 이번 좌담회도 열리게 됐다고 생각한다.
최: 원우들의 관심을 한 눈에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배치된 신문이 얼마큼 나갔느냐와 SNS 관심 표시 수준이다. 고대의 경우 고파스(www.koreapas.com)에서 기사에 대한 반응수준으로 알아볼 수 있는데, 거의 전무하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도 거의 없다. 관심을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방금 말한 것들인데 살펴보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이 든다.
  김세연(이하 김): 지원자에 대한 부분은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신문에 대한 관심도를 먼저 이야기하자면, 사실 종이신문의 특성상 발 빠른 보도가 쉽지 않다. 또 학내언론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오래된 일인 것 같다. 조금 엉뚱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1년 동안 대학원신문에 있으면서 생각이 바뀐 점이 있다. 처음 대학원신문을 시작할 때는 정말 아무도 우리 신문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사와 관련된 당사자들의 항의 전화도 오더라. 이런 일도 있었다. 작년 말에 ‘교수칼럼’ 코너에 김영란법에 대해서 보수적인 논지의 글이 나간 적이 있다. 내부적으로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고 고민했지만 실제로 인터넷에서 많이 공유되며 비판을 받았다. 그때 많이 놀랐다.
  문: 우리는 따로 온라인 창구가 없어서 고파스에 올린다. 기사에 달린 댓글이 관심의 지표를 모두 나타낸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댓글이 잘 달리지 않는다. 그런데 유난히 이슈화가 되는 것이 따로 존재하긴 한다. 예를 들면 젠더문제다.
  김혜미: 본지는 카우온(www.cauon.net)이라는 학내언론을 모아두는 온라인 사이트가 있다. 타 대학의 경우 독립된 사이트가 없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부분을 각 본부에 요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본부는 어떠한가?
  문: 솔직히 말하면, 아예 관심이 없다. 교내에서 발행하는 모든 신문을 정리하는 부서가 있는데 소문으로 들으면 ‘대학원신문’만 정리 안 한다고 하더라. 정확한 정보는 아니나 본부에 교내 언론 동향 등이 보고되지만 우리 신문은 보지 않는다고 한다. 하나의 사례로, 지도교수님이 보직교수로 와서 걱정했었다. 그런데 내가 일원임을 아예 모르고 계셨다.
  최: 홈페이지 제작을 요구하기 위해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와 대학원장 면담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요구를 거절당했다. ‘대학원신문’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본부는 학술적인 측면만 강화하라고 요구한다. (문: 출장비나 취재비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정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본부에선 조교노동이나 대학원 내 이슈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말고, 학술적인 글쓰기와 기사만 내라고 하는 것이다.
  김: 동대는 신문 발행 전에 교직원의 검수를 받아야 하는 구조다. 주간교수는 항상 “너희한테 학교는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런 것 치곤 검수를 참 열심히 한다.
  문: 우리는 주간교수도 없다. 본부에서 항의전화 받은 적도 없다(최: 그렇다고 우리가 교내 이슈를 다루지 않는 것도 아니다). 덕분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게) 검열을 생각 안 하고 작성하지만 무의식중에 자기검열이 작동되긴 한다.

끝나지 않은, 끝나지 않을 편집권 전쟁

  

 
 

김혜미: 이렇게 독립된 편집권을 사수하기 위해 논쟁은 계속 벌어진다. 학교별로 상황은 어떠한가.
  문: 원총 산하기구라고 했지만, 신문사 운영위원을 따로 두고 있다. 지원금은 원총에서 지급하지만 간섭받는 것은 없다. 그러나 1년마다 원총임기가 바뀌다 보니 당시 선본이 누구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확 바뀐다. 이런 일례가 있었다. 3~4년 전에 원총 회장의 판단으로 예산이 5백만 원에서 1백만 원으로 줄어든 적이 있다. 한 번 줄어든 예산은 다시 되돌리기 어렵지 않은가.
  김: 우리는 미디어센터에 소속돼 있는 것은 비슷하다. 편집권을 신문사가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학교기관이라는 이유로 센터장이 최종 승인을 하지 않으면 신문을 발행할 수 없다. 발행권과 편집권으로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회의 때마다 실랑이가 없을 수 없다. 원우들의 피드백을 들으면, 이런 상황과 동향이 바뀌는 것들에 대해 체감한다.
  김혜미: 각 대학원신문사는 어떻게 시작됐는가.
  문: 고대의 경우 학술운동의 분위기 속에서 87년도에 처음 생겼다. 30주년 때 초대 대학원신문에 몸 담았던 분과 인터뷰를 했다. 그때도 대학원신문을 만들겠다는 의견에 본부는 반대했고, 원우들은 집단 점거농성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원총의 기관지 성격으로 처음 대학원신문이 제작됐다. 하지만 몇 해 지나지 않아 전체 원우를 아우르기 위해 독립기관이 될 필요성을 느끼고 따로 신문사 구성원을 만드는 체제로 변화됐다.
  김: 동대도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다. 85년에 원총이 설립됐고, 소식지의 역할로 대학원신문이 발행되다 이후 창간됐다. 그리고 07년도에 미디어센터로 통합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가 됐다. 설립 당시에는 편집위원 6명으로 시작했으니, 미디어센터에 통합된 지금보다 오히려 더 좋은 상황이었다.
김혜미: 중대는 올해 35주년이 됐다. 원총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거의 비슷하다. 미디어센터로 편입되는 과정도 같은 모양새다.
  최: 미디어센터로 들어가게 되면서 추가적인 변화를 겪는 것인가?
  김혜미: 본부의 통제를 받는 것은 똑같다. 어떤 시부모를 두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고 얘기할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독립된 편집권’을 갖기 위함인데 대학원 소속이 되던, 미디어센터 소속이 되던 편집권과 별개로 본부는 지원이나 예산을 가지고 똑같이 압박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린 마감을 한다

  김혜미: 그럼에도 우리는 매번 마감을 한다. 신문사 별로 한 학기에 몇 번 정도 발행하나?
  최: 고대는 한 학기에 4번 발행한다.
  김: 동대는 한 학기에 2번 발행한다. 이번 학기에는 4월과 6월에 발행할 예정이다.
  김혜미: 한 달에 한 번 신문 발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심지어 취재경비 지원도 넉넉하지 않다. 게다가 장학금을 전액으로 주지 않는 곳도 있다. 그러나 항상 ‘질을 높여라’ 라는 말을 듣는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좋은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무엇이 필요할까.
  최: 역시 무관심과의 싸움이 어렵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을 어떻게 깰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름대로 원우들이 관심 가질 이슈를 만들기도 하고, SNS을 활용해서 홍보도 하지만, 쉽진 않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대학원신문사가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공동취재 및 공동보도처럼 대학원신문사 기사를 한 데 모으는 온라인 공간마련을 하는 등의 방법을 모색해보면 어떨까 싶다. 무관심과 싸우는 현재, 연대와 결속이 필요한 것 같다.
  문: ‘더 좋은 신문’이라고 하면, 듣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더 학술적으로 엄밀하게 대학원신문다운 것을 해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확장성이 필요하지 않냐는 말이다. 학술적인 것만 다루지 말고 원우들의 이야기, 현재 대학원생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야 사람들이 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양극단에 위치한 둘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가 늘 고민이다. 또 발행 주기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간혹 소식이 늦는 감이 있다. 발 빠르게 기사를 쓴다고 해도 발행했을 때는 김이 약간 샌 느낌일 때도 있다. 그렇다고 매번 특별호를 제작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편집방향’의 유지 부분도 고민이다. 거의 매학기 구성원이 바뀌고 개인적인 업무와 연구량도 많다 보니 신임편집위원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 어렵다. 대부분 ‘알아서 잘해’가 돼버린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인원 충원’이다. 훨씬 많은 편집

 
 

위원이 매우 필요하다. 깊이 있는 신문제작을 위해선 필수적이다.
최: 한편 기사 아이템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연대’일 것 같다.
  조현준(이하 조): 우리 같은 경우 기획면을 통해 외부 필자를 찾아 청탁하고 원고료를 지급하면서 원고를 받는다. 고대와 동대는 어떤가?
최: 우리도 같은 방식이다. 그런데 아이템이든 필자든 기획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김혜미: 그렇다면, 반응이 좋았던 혹은 새로운 아이템을 공유해본다면 어떨까. 본지의 경우에는 이번에 ‘원우기자’라는 코너를 신설했다. 학내이슈에 대해 전공자가 전문적인 관점에서 글을 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김: 원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재미있게’라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게 하기 위해 코너 신설하는 등 여러 시도를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젠더비평’이란 코너가 그래도 원우들에게 반응이 좋았지만, 다른 코너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사라졌다. 어차피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대학원신문만의 특색을 살려 더 심도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꾸준한 독자를 확보하는 데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
  최: 이번에 우리가 새롭게 시도한 것은 ‘장르비평’이다. 기존에는 클래식하게 음악, 영화 비평 등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웹소설 같은 장르들이 대중적인 수요가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하게 바라보려는 시각 자체가 없음을 느껴 기획을 시도했다. 추후에 이 도전의 결과를 공유하도록 하겠다.
  조: 사실 우리가 기획하고 준비할 때, 우리가 생각한 주제에 관해서 좀 더 심도 있는 글을 써줄 수 있는 필자가 어디에 숨어있나 찾는 것도 굉장한 일이다. 각 언론사마다 알고 있는 필자에 대한 데이터만 공유해도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최: 이번에 기획으로 다루어보고 싶은 것이 ‘간사노동’이었다. 그동안 조교노동에 관한 내용은 많이 다뤘으니 학회간사처럼 우리 대학원생들이 하고 있는 또 다른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런 내용으로 간담회를 열면 한 대학에서 하는 것은 한정적이지 않은가. 대학원 언론사끼리 연합체를 꾸려서 간담회를 진행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모을 수 있을 것 같다.
  김혜미: 편집위원 ‘개인’적으로 힘든 부분을 끝으로 듣고 싶다. 장학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생활비나 책값 등 정말 돈이 필요하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도 없다. 어떻게 힘들게 지내고 있나?
  문: 넋두리를 하면 되나(웃음). 현재 수료를 했지만, 만약 개강해서 수업까지 듣는 상황이라면 정말 더 정신이 없다. 많은 일을 대학원생으로서 하고 있지만 돈을 받는 곳은 신문사뿐이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힘든 점이라면, 단기간에 모든 일을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발제문과 기사 마감이 겹치게 되면, 몸과 마음이 많이 다친다(일동 웃음).
  김: 작년 일 년 동안 편집장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역할 배분에 대한 부분이다. 3명의 편집위원으로 구성된 신문사에서 각자 일을 1/3씩 맡고, 편집장은 담당업무를 추가적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생기는 문제가 동대는 편집장은 장학금 80%, 다른 편집위원들은 50%씩 지급하기 때문에 편집위원들은 개인과외나 조교업무 등의 추가노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각자의 사정으로 제 역할을 다 못할 때도 있다. 그렇게 되면 서로 감정적인 어려움이 발생한다.
  문: 직장인도 아니고, 인원 충원이 시급하다. 편집위원들끼리 묵과하는 경우도 있지만, 편집위원 개인이 외부활동을 이유로 업무에 차질을 빚을 때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서로 모두가 힘들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말이 애매하게 나간다. ‘내가 저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할 당위가 있나’ 싶기 때문이다.
  최: 편집위원끼리 마감일을 서로 지켜줘야 한다는 믿음으로 신문사가 운영되는데, 그것에 균열이 시작될 때 문제와 감정의 골이 생겨난다. 공부하는 대학원생, 신문사 편집위원, 학회간사, 개인과외 선생님 등 여러 가지 정체성을 떠안고 사는 우리가 기사까지 써야 하니 혼란이 발생한다. 나의 연구나 일이 밀리게 됐을 때의 슬픔도 크다.

우린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김혜미: 우리가 정말 바쁘고 힘들지만 이런 자리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 거창한 조직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공유할 수 있는 유연하고 느슨한 조직을 만들고 싶다. 대학원생으로 ‘행동’이 필요할 때, ‘목소리’를 내야 하는 순간이 올 때 공동으로 보도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연대를 조직했으면 좋겠다. 먼저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일부터 시작하고 싶다.
  김혜미: 대학원에서 ‘무엇인가 만드는 일’은 참 어렵다.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평생 조교를, 대학원신문 편집위원을 할 것이 아니기에 모이기가 어렵다. 원총도 이 부분은 같은 입장이다. 그럼에도 좋은 선배들과 지속적인 연락을 주고받는다거나 현장에 있는 대학원 언론사끼리 공동행동을 위한 조직을 갖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대학원이더라도 대학원생으로 겪게 되는 문제는 비슷한 양상을 갖기 때문이다.
  문: 연대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각 학교별로 한 지면 전체를 공동취재의 장으로 만들어서 공유하는 것을 고민했으면 한다. 학내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부가 취하는 행동은 어떻게든 학교 내에서 일을 끝내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별로 그 문제를 다뤄 기사를 낸다면 하나의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가 ‘누구와’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처럼 대학원 언론사의 연대체도 필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자리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신문을 ‘아무렇게나 만들지는 않겠다’는 것 아닌가.
  김: 이런 좌담회가 열리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다른 대학원신문사들이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 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편집권 문제를 비롯, 장학금과 처우에 관련해서 본부와 대화할 때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문: 만약 대학원 언론사(史)가 있다면, 없어지지 않고 끝까지 남아있는 것 자체가 뜻깊을 것이다. 앞서 얘기했던 30년 전 선배를 만났을 때 첫 마디가 “아직 있어?”였다. 우리가 모든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아카이빙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김혜미:‘잊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학원신문의 역할’이라고 많이 말한다. 언제까지 잊혀질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문을 마주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지난한 고민이 남지만, 우리는 아직 있기에, 존재하기에 계속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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