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정 / 조형예술학과 석사과정

[학내발언]

시설관리처의 안일한 태도

안현정 / 조형예술학과 석사과정

  조형예술학과의 세부전공인 한국화과는 대학원(302관) 건물 지하 2층 일부와 지하 3층을 실기실로 쓰고 있다. 지난 여름방학, 지하 2층 건물에 누수피해가 발생했다. 서둘러 학교에 가보니 정수기 옆을 시작으로 복도 절반이 물에 잠겨있었다. 열악한 실기실과 부족한 공간 탓에 복도에 그림을 많이 세워 놓는데, 캐비닛에 보관중인 서양화과와 한국화과 원우들의 작품이 젖어버렸다. 누수문제는 이번 연도뿐만 아니라 작년에도 발생했던 문제다. 빠르게 시설 보수를 해줬지만, 원우들의 작품은 복구 불가능한 상태였다. 연구에 몰두해야 할 원우들이 누수로 인한 피해를 받게 되자, 적지 않은 등록금을 내고 대학원에 다니면서도 열악한 공간을 제공받는다는 것에 대한 원우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누수뿐만이 아니라 천장 및 바닥공사로 인해 시설관리처와 얼굴을 붉히는 상황도 있었다. 시설관리처는 지하 2층과 지하 3층의 천장 및 바닥공사 일정을 공지해주지 않은 채, 시공업체를 불러 공사를 진행했다. 천장공사의 경우, 천장 자재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나는 원우들의 소중한 작품이 포장도 되지 못한 채 무방비상태로 훼손되어 가는 것을 목격하고 시설관리처 측에 상황설명을 요구해야 했다. 바닥공사의 경우, 여름방학 내내 아무런 공지가 없다가 개강을 3일 앞두고 연락을 받게 됐다. 방학 전에 공사를 끝내야 하니 책상 및 그림을 하루 안에 치워달라는 연락이었다. 지하 3층 전체의 무거운 책상과 200개가 넘는 수많은 작품들을 하루 안에 다 정리하고 치우느라, 그 당시 한국화 전공 원우들이 크게 고생했다. 공사일정을 타이트하게 잡는 바람에 개강 후에도 실기실에 냄새가 났고, 이 때문에 개강 첫 주 실기수업은 모두 취소된 채 보강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10월에는 스피커를 설치하러 온 업체와 시설관리처 관계자가 함께 실기실에 왔다. 이때도 스피커 설치에 대한 공지는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업체 직원이 바닥에 놓인 원우의 작품을 밟아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해당 작품을 그린 원우와 업체 직원이 크게 언성을 높여 다투게 됐다. 나는 이 문제의 원인이 공사일정을 미리 공지해주지 않은 시설관리처의 안일한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이 작게는 대학원 건물 지하를 쓰고 있는 조형예술학과만의 문제로 비춰질 수 있지만, 크게는 건물 전체 시설의 안정성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대학원을 이용하는 사람들 모두 대학원 건물 노후에 따른 여러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시설관리처에 직접 건의를 해야만 뒤늦게 점검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설관리에 대한 원우들의 건의사항이나 불편사항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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