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사이드]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20세기 들어 증기기관과 내연기관의 발명으로 인류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전통을 부정하고 기계문명을 찬양하는 ‘미래주의’가 있었다. 이어 20세기 중반 미국에선 대량생산·대량소비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는, 컨베이어 벨트와 분업화 시스템을 통해 인간의 기계화에 성공한다. 그리고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에 대한 논의가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트랜스휴머니즘(transhumanism)과 포스트 휴먼(Post-Human) 담론이 그것이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erzweil)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2007)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인간에 접목시킴으로써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가 극단적으로 초월되리라 말한다. 제임스 휴즈(James Hughes)역시 인간 신체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인간의 인지 능력이 급속도로 강하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렇듯 포스트 휴먼에 대한 논의들은 인간의 능력을 연장시키고 확장시키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주의 운동과 테일러주의, 포드주의의 도구주의적 역사가 인류를 어떻게 억압했는지 알고 있다. 수치화, 계량화, 측량화의 부속품으로 자동기계에 몸을 맡긴 채 어렵사리 식사를 진행하는 영화 <모던 타임즈>(1936) 속 채플린의 모습이 그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진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구주의적 맹신에 매몰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인공의 지능이 아닌, 인간 고유의 지성을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정석영 편집위원 | yae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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