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탐방]기계공학부 인간 중심 로봇공학 연구실

로봇의 휴머니즘
 

  영화나 만화에서 등장하는 로봇들은 위기 상황에 어김없이 나타나 괴력을 발휘하는, 인간과 다른 존재로 그려지곤 했다. 기계공학부 ‘인간 중심 로봇공학 연구실(신동준 교수)’에선 이러한 편견에서 벗어난 로봇을 만날 수 있었다.

 
 

■ 로봇공학에 인간 중심이라는 말이 흥미롭다

  흔히 아는 로봇의 개념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인간 중심’이라는 건 산업용 로봇처럼 인간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다. 로봇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업무와, 이를 활용하는 인간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 인간 중심 로봇공학이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데,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부터 일손이 부족한 1인 가구까지 인간을 보조하는 로봇을 통해 이런 위기감을 해소하는 솔루션이 되리라 생각한다.


■ 로봇하면 <터미네이터>처럼 인공지능이 떠오른다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컴퓨터 공학의 영역인지라 느슨하게 관련 있다. 대신 우리는 그 인공지능이 활용될 최적화된 몸, 다시 말해 하드웨어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크게 구동기 개발, 센서를 활용한 다양한 측정 및 반응 기술, 마지막으로 구조 및 관절 등의 생체모사와 메커니즘 개발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하드웨어 개발이 없다면, 지난해 이세돌과 대결한 알파고가 아자황(Aja Huang) 없이 바둑을 두는 일은 앞으로도 불가능하다.


■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가

  크게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다. 먼저 서울대, 한양대와 협업 중인 ‘생체 팔(Bionic Arm)’ 개발이다. 사고로 팔 하나가 절단된 환자에게 필요한 로봇 의수를 만든다. 아직 1년 정도의 연구 기간을 거쳤기에, 시제품에 대한 만족스러운 피드백은 받지 못했다. 다음으로 형상기억합금을 활용하는 구동기, 그러니까 동력을 만들어내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다. 형상기억합금 자체는 소재 공학의 영역인데, 우리는 그 소재를 활용할 로봇을 개발하는 거다. 그중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 중이다.


■ 여러 학과와의 협업이 중요해 보인다

  당장 로봇 하나만 놓고 봐도 기계공학과 전기공학의 만남이다. 앞서 언급했던 생체 팔과 같은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선 의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그래서 아산병원이나 서울대병원 현장에 직접 찾아갈 뿐더러, 그곳의 다양한 사례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환자의 욕구를 파악하려 한다. 동시에 의수로서의 생체 팔이 조종이 아닌 구동을 위해 근전도(EMG, Electromyogram) 센서 기술도 활용된다. 신체 역시 잘 만들어진 로봇이라는 점에서, 뇌에서 시작된 전기신호를 바탕으로 생체 팔을 착용자의 실제 팔처럼 구동되게 하는 거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로봇 시장을 넓히기 위해 국가적으로 많은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안다. 4차 산업혁명이나 로봇혁명이 화제가 되면서 정부 지원의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4대강 로봇 물고기 실패 사례나 일자리 대체 문제로 로봇 기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게 사실이다. 우리는 이것이 현장에서의 검증이 미비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실에서의 고민과 현장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조합해, 인간을 위한 인간 중심의 로봇 공학을 펼치고 싶다.

정리 정석영 편집위원 | yaep@naver.com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