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사이드]

과정 없는 결과로서의 예술

  신경망(Neural Networks) 기술을 활용한 ‘딥 포저(Deep Forger)’는, 일반 사진을 예술가의 화풍으로 출력해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오스트리아의 게임 개발자 알렉스 샴팬다드(Alex J. Champandard)에 의해 설계된 딥 포저는 단순한 입출력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닌, 반복된 과정을 거친 끝에 이러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회화의 딥 포저 프로그램 외에도 지난해 6월 구글이 공개한 ‘마젠타(Magenta)’라는 인공지능은 80초 길이의 피아노곡을 작곡해 발표했다. 이뿐 아니라 ‘딥 드림(Deep Dream)’은 인터넷의 비주얼데이터를 연구 분석해 추상화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술’이라고 칭하는 것은 단순한 결과물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메이크업·셀카 애플리케이션의 얼굴 변형을 예술 활동이라 부르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이런 시각에서 인공지능이 우리의 셀카를 렘브란트의, 고흐의, 뭉크의 화풍으로 소름 돋게 옮겨놓는 것이 어떤 감흥을 줄 수 있을까.

  산업 분야에선 인공지능이 인간의 단순반복 작업을 훌륭하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인공지능 기술이 만능열쇠라 맹신할 순 없다. 어떻게 보면 예술 영역에서의 인공지능 적용에 관한 진정한 고민은 인간의 ‘대체’에 있는 게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창작과정을 좀 더 다른 층위에서 실행시킬,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또 다른 도구로서의 ‘기술적 확장’에 방점을 찍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석영 편집위원 | yae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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