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영 / 경희대 행정학과 박사수료

원우연구: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권별 뉴스 프레임 분석』 이재훈 著 (2017, 행정학과 정책학전공 석사 논문)

  본 지면은 원우들의 학위 논문을 통해 중앙대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 성과가 있는지 소개하고,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하고자 기획됐다. 이번호에서는 행정학과 이재훈 원우의 논문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권별 뉴스 프레임 분석』을 통해 각 정권별 언론사의 이념적 성향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프레이밍과,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가 고민할 수 있는 지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토론문]


프레이밍 효과의 후속 연구를 바라며


조은영 / 경희대 행정학과 박사수료

  핸드폰 알람이 울리고 아침에 눈을 뜬다. 지하철을 타고 연구실에 가서 불을 켜고 컴퓨터를 켠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컴퓨터를 켜고 라디오를 들으며, 전기스탠드를 사용하고 있다. 전기를 발명한 것이 에디슨이라는 것 외에 전기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니, 전기에너지에 대해서 나는 과연 고민한 적이 있을까.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대부분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오는 전기라는 것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이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다. 이러한 전력생산 주원료의 폐해로 인해 청정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있다. 원자력에 대한 위험성이 시민들에게 인지되고, 시민들은 정부에게 탈(脫)원전 전력수급정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중 하나로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탈원전 정책의 필요성으로 출범한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들의 원자력이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시작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에 영향을 준 사례다. 시민들은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해 궁금해 하며, 정부는 이러한 시민들을 만족시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성공적인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정보가 필요하다고 알고 있는 전력정책에도 비로소 시민들의 참여가 이루어진 것이다.

  과거엔 시민들은 정책의 참여자, 수혜자였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정책 형성의 중요한 행위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시민들의 생각이 정부의 정책을 만들어낼 수도 있으며, 기존의 정책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내가 가지고 있는, 아니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지구온난화 및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화석연료, 방사능 폐해 등의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에 관한 논의들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이재훈의 논문은 이러한 생각들을 표현하는 구조를 프레임(frame)이라고 칭한다. 프레임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지구조로서, 사람은 주어진 문제나 상황을 각자의 프레임에 비추어 해석하고 인지한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프레임에 대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인지심리학 관점에서는 프레임을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현실을 바라보는 틀’이라고 개념화한다. 정책학 분야에서는 ‘프레임을 정책적인 이슈를 채택하는 과정에서의 인지와 의미성’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외 여러 학문 분야에서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지만, 정리해보면 프레임은 어떤 문제 상황 속에서 그 문제를 인식하는 데 있어 내가 가진 생각의 틀 정도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재훈은 시민들이 가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프레임을 분석하고자, 프레임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는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에너지 정책이나 에너지원에 대한 나의 인식들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생각해보니 언론보도를 통해 온 것 같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훈이 분석하고 있는 언론보도 프레임 분석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재훈은 언론을 보수, 중도, 진보로 분류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도의 프레임을 확인하며, 이에 그치지 않고 정권별로 보수, 중도, 진보의 언론 프레임까지 확인한다.

  신·재생에너지의 신문기사 프레임 분석을 보면, ‘정의, 원인과 대책, 발전, 정책 의지, 정보전달’이 사용됐으며,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서의 신·재생에너지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언론 프레임 분석을 통해 보면 보수언론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에너지 소비의 절약을 강조하며, 원자력 에너지의 장점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중도언론은 기업의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가능성과 녹색성장을, 진보언론은 기술개발과 정부정책의 미흡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가능성에 의문을 가진 보도를 통해 객관적 인식의 역할을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권별로 살펴본 결과 정권별 차이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력에너지 정책과 관련된 특정한 사건이나 외부 환경의 변화가 프레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산유국의 감산정책 이후 지속됐던 에너지원에 대한 보도는 페만사태, 지구정상회의, 교토의정서 발효,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에 대해 보도됐고, 이는 아마 우리가 가진 에너지원에 대한 프레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굳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적어도 정보를 습득하는 주요경로는 언론이었을 것이다.

  이재훈의 논문은 몇 가지 궁금증을 남긴다. 논문을 살펴보니, 언론 프레임이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가 가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생각도 언론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영향을 받을 것인지 궁금해졌다. 또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연구자인 나에게도, ‘시민들의 프레임 분석을 기반으로 정부 정책을 수립했을 때 정책 수용도가 높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생겼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논문의 한계로 지적한 ‘언론이 시민에게 영향을 주는 프레이밍 효과’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루어져 실제 직접 활용 가능한 논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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