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입학금 행방불명


  10월 22일 교육부와 사립대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 입학금폐지논의가 결렬됐다. 입학금을 폐지하고 폐지한 입학금만큼,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라는 사총협의 요구를 교육부가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총협의 태도에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지원 등을 확대하고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으나 양측 입장이 팽팽해 결국 사립대 입학금 ‘단계적’ 폐지는 일단 무산되고 말았다.

 

어떻게 쓰이나 입학금


  그렇다면 ‘입학금’은 어떻게 쓰이고 있는 것일까. 교육부의 입학금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입학금은 행사비(입학식 등)에 5%를, 인쇄출판비에 0.9%를 사용해 총 5.9%만 입학실비에 지출했다. 나머지 94.1%는 ‘일반경비’에 합산된다. 청년참여연대가 작년에 실시한 전국 34개 대학 입학금 정보공개청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본교는 입학금 세부 지출내역 요구에, ‘입학금 세부 지출내역을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또한 지출액을 공개하긴 했으나 세부지출 항목 없이 수입과 지출 총액만을 동일하게 맞추어 잔액 ‘0’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본지는 사용출처와 입학금을 받는 목적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원지원팀을 방문했으나 ‘행정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이라 입학금 목적과 용도를 알긴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입학정책팀·재무회계팀에서도 입학금 목적에 대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청년참여연대 이조은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학들이 입학금의 용처도 모르고 행정근거도 없이 금액을 책정하고 있다”며 부당한 입학금제도는 당연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원 총학생회 회장은 하반기 실시한 전체대표자회의에서 현재 입학금 폐지와 관련한 별다른 계획은 없으나,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의견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어차피 대학원은 빠져있었다


  본교의 경우 대학알리미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대학원의 입학금은 거의 100만 원(평균 98만 원) 가까이 된다. 이 금액도 만만치 않지만 특수·전문대학원의 경우는 일반대학원 입학금의 두 배다. 본교 법학전문대학원이 대표적인 예로, 현재 180만 원의 입학금을 받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입학금 금액이다. 대학원 입학금은 대부분 1학기 등록금의 30%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산정하지만 기준이나 사용범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입학금의 경우 입학을 취소해도 되돌려 받지 못하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실 대학원은 입학금 폐지 논의에서만 빠진 것이 아니다. 대학교 등록금은 반값등록금, 대학평가제 시행 이후 인하되거나 동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본지에서도 여러 번 다루었듯 대학원 등록금은 멈출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게다가 국가장학금 혜택이나 든든학자금제 등에 대학원생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안정된 연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대학뿐만 아니라 대학원까지 입학금폐지에 앞장선 학교도 있다. 바로 한국전통문화대이다. 물론 국립대라는 점이 본교와는 차이가 있지만 입학금폐지 범위를 대학원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국전통문화대 총무과 김영미 사무관은 “총장·교수회의에서 입학금폐지 논의가 시작될 때부터 대학과 대학원을 구분 짓는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함께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대학·대학원생 모두 입학금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인데 차등하는 것이 원래 목적에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00대 공약이기도 한 대학입학금폐지에 대해, 본교는 ‘대학교’조차도 입학금 폐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원까지 가능할 것인가 하는 염려와 용처도 모르는 입학금을 내야 하는 억울함을 마음에서 지울 수 없다. 본교는 원우들의 알 권리를 위해 입학금의 목적과 용처를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킬 입학금폐지에 대한 공론의 장을 열길 바란다.


김혜미 편집위원 | hyemee729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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