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승 / 역사학 박사, 다빈치교양대학 강사

[인터뷰]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 특별히 13-14세기 여몽 접경지역 고려인 세력을 연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석사 논문은 공민왕대 고려와 당시 요동 지역에 할거하던 동녕부 사이에 있었던 무력충돌을 그 주제로 삼았다. 그런데 공민왕대의 동녕부는 여몽 접경지역 고려인 세력 중에서 가장 나중 시기에 속하는 세력이다. 그래서 그 존재 양태와 성립배경을 짚어나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그 앞 시기를 살필 수밖에 없게 되고, 이 부분을 살피다 보면 다시 좀 더 앞으로 거슬러가게 된다. 그렇게 연구의 대상 영역이 자연스럽게 확장돼 현시점에서는 시간적으로는 13-14세기, 공간적으로는 요동과 한반도 북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물론 이와 더불어 스스로의 관심 영역이 확장되기도 했다. 처음 석사 논문 주제를 잡을 당시에는 이를 접경지역에서의 분쟁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 접근했다. 이 주제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고려와 몽골제국이라는 두 나라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해석하려 할 때, 이들 접경지역 고려인 세력이 가지는 의미와 이들이 수행한 전체적인 역할에 대해 주목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결국 본 박사 논문은 여몽관계 연구 분야에서 지금까지 종합적인 고찰과 조명이 부족했던 이들 경계인들에게 학술적 분석을 통해 새로이 이러한 것들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역사 속에서 이들의 의미를 찾고 자리를 만들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겠다.
 


■ 연구 방법은 무엇이었나. 또한 그 과정에서 특히 집중했던 부분은 어떤 지점이었나

  역사 연구에 사용될 수 있는 방법론이라고 한다면 결국 그 근본에 있는 것은 사료 분석이라고 하겠다. 선학의 연구를 이정표 삼아 더 많은 사료를 탐색하고 각 사료에서 접점을 찾아내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기존에 쌓인 연구들의 산 위에 올라 그 산을 의미 있게 높일 만한 무언가를 쌓아내는 것을 역사 연구의 정석으로 볼 수 있다. 필자 또한 그런 가치에 준하려 노력했다.

  그런 의미에서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의 두 가지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노력했다. 하나의 한계점은 기존 연구가 대개 각 고려인 세력을 분절적으로만 다루었다는 점이며, 혹 전체를 다룰 경우 너무 소략해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세력의 전 범위를 통시적으로 다루되, 단순한 일별이 아닌 사료에 근거한 학술적 분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

  다른 하나의 한계점으로, 여몽관계의 다른 한 축인 몽골제국의 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결과 역사적 사실의 해석에 불균형이 생겼던 사례가 다소 있었던 점에도 주목했다. 때문에 본고에서는 근래 진전된 관련 연구 성과에 기반해 제국의 체제 변화와 내부 움직임을 올바로 반영한 분석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점에 집중했다.
 


■ 본 연구가 가질 의의는 무엇인가

  앞에서 말이 길어져 짧게 마무리하자면, 역사 연구란 결국 현재를 비추는 거울로써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양극체제와 다극체제가 교차하던 당대 접경지역의 정치적 격랑 속에서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살아갔는가를 살피고 그 행동 원리를 분석하는 것은, 결국 탈근대의 시기인 지금을 사는 사람들의 판단과 선택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궁극적인 의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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