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7.9.14 목 16:45
학내
실적과 평가, 기업논리에 잠식당한 학문 공동체
정석영 편집위원  |  yae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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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호]
승인 2017.09.05  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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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QS세계대학평가 조작

 


실적과 평가, 기업논리에 잠식당한 학문 공동체

- QS대학평가 조작 사건이라는 알레고리 -


  지난 6월 8일, 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 홈페이지를 통해 ‘2018 QS세계대학평가(이하 QS대학평가)’에서 중앙대학교를 ‘순위제외(Unranked)’ 처리하겠다는 공식 입장이 발표됐다. 그에 하루 앞선 6월 7일 중앙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중앙인’엔 기획처장 명의로 QS대학평가 순위제외에 대한 경위서가 올라왔다. 이후 학교 외부적으론 조작 경위와 내용에 대한 추측의 목소리가, 내부적으론 구성원들로부터 진상조사와 사태 파악 요구가 이어졌다.


  학교는 이에 자체 QS진상조사위(이하 조사위)를 꾸려 7월 19일, 303관(법학관) 대강당에서 ‘QS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보고’를 발표했다. 그 결과 이 모든 사건의 원인은 격무에 시달린 평가팀 실무 담당자 개인의 “평가 사업 진행과 업무 부담에 대한 실적 압박” 탓으로 돌아갔다. 조사위의 이 같은 발표에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은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과 함께,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에 대한 성실한 답변을 요구했다. 방효원 교협 회장은 “조사위 구성에서부터 한계가 뚜렷했다”라며 “적당한 선에서 그친 조사 결과”에 추후 대응 의지를 표했다.


진상조사위, “평가와 실적 압박에 따른 과욕”

 

   
 

  조사위의 결과를 존중한다면, 결국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평가’와 ‘실적’이라는 기업논리의 대학 침투에 있다. 조사위가 결과보고서에도 밝혔듯 “학문탐구를 주된 임무로 하는 대학”에 “목표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사력을 다하는 시장경제 내 기업환경”이 이미 깊숙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지점에서 ‘평가’와 ‘실적’으로 얼룩진 본교의 지난 몇 년간의 행적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2015년 말 본교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IME)’사업에 지원 의사를 의욕적으로 밝힌다. 이는 2016년 시행된 대학 지원 사업 중 가장 큰 액수(16년 정부 예산안 2천62억)를 자랑하며 ‘사회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이라는 슬로건 아래 ▲학과 신설 ▲학과 통폐합 또는 정원 이동 ▲학문 간 융복합 ▲캠퍼스 간 정원조정 ▲대학 간 정원 및 교원 이동 등의 내용으로 대학의 자발적 구조개혁을 유도했다. 그 과정에서 본부는 인문·사회·예체능계열 등의 정원 이동을 통해 공학 기반의 신설학문단위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본교의 독단적 계획에 학내 곳곳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여러 문제 제기에도 본교는 사업 진행에 학교 구성원들과의 적극적 소통에 나서지 않았고 이렇다 할 합의점 도출에도 실패한다. 2016년 5월, PRIME 사업 수주라는 실적만을 바라보고 진행된 일방향적 행보는 ‘1차 선정 탈락’으로 마무리된다.

  PRIME 사업 탈락에 앞선 4월엔 학계 평판 점수 하락에 의해 QS학문분야 평가순위 상승세가 한풀 꺾인다. 2014년 441-450위로 상승하며 첫 400위권에 진입한 본교지만, 2015년엔 451-460위를 기록하며 전년도 대비 순위가 한 등급 떨어졌다. 하필이면 본부가 ‘QS대학평가 세계 10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설정한 직후의 부진이었기에 가벼이 여길 수 없었다. 이에 본교는 “QS대학평가순위 제고를 위해 중앙대의 대내외적 평판도를 끌어 올리겠다”라고 밝혔다. ‘중앙인’엔 본교 평가팀 신재영 팀장의 글이 게재됐다. “QS대학평가에서 중요한 평가 지표인 평판도와 연구의 질 상승을 위한 제도 개선과 연구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QS대학평가 상승을 다짐하는 글이었다.

  본교 평가팀은 올 3월, ‘2017 QS세계대학평가 학문 분야별 순위’에서 총 13개 학문 분야가 순위권 내 진입에 성공했다고 자축했다. 당시 중대신문(1891호)에는 신 팀장의 “평가 지표로 사용된 학계 평가, 기업계 평가, 논문당 피인용 수, H-Index 중 가중치가 가장 높은 학계 평가 지표 점수가 전체적으로 크게 상승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는 설명이 실렸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 2017년 3월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고도화 육성(LINC+)사업’ 1차 평가에서 탈락하게 된다. 교육부가 부정·비리 대학에 대한 제제를 확정함에 따라 2015년 박범훈 전 총장과 박용성 전 이사장 사건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New Vision,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렇듯 본교는 ‘평가’와 ‘실적’이라는 지표를 좇아 쉼 없이 내달려 왔다. 물론 이렇다 할 성과는 내놓지 못했다. 그리고 그 끝점에서 QS대학평가 조작사태라는 커다란 사건을 마주했다. 남은 건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통 부재와 실패, 그리고 불신이라는 상처들이다.

  본교는 조작 사실을 인지한 직후 조사위를 꾸려 기민하게 진상조사에 앞장섰다. 비록 그 과정에서 조사위 구성원의 객관성 부족과 조사위 자체의 대표성 결여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어쨌든 본부는 소음을 잠재운 뒤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평가와 실적 압박에 시달린 평가팀 직원 개인의 과욕”이라는 말로 이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평가와 실적이라는 단어는 자본주의 사회의 주요 키워드다. 대학의 위상을 펼치기 위해서도, 각 학과 존폐의 갈림길에서도, 하다못해 100주년 기념관(310관)에 공간을 요구하기 위해서도, 언제나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평가’와 ‘실적’이다. 소위 말하는 신자유주의 속 무한경쟁과 도태의 논리다. 결국, 이번 QS대학평가 조작 사태는 ‘평가’와 ‘실적’이라는 기업논리의 압박이 일으킨 나비효과라 할 수 있다. 나아가 학문 공동체라는 대학의 운영이 기업논리에 종속돼 나타난 현상에 대한 알레고리다.

   
 

  다가올 2018년은 본교에게 중요한 시점이다.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세계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New Vision과 CAU 2018+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해이다. 부디 본교는 이번 QS대학순위 조작 사태를 통해, 학문탐구라는 대학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의와 참’의 가치를 되살리는 기회로 삼길 바란다.


정석영 편집위원 | yae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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