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평가]

존재이유를 찾아가는 행보를 응원한다


윤영식 / 문화연구학과 석사과정
 

  대학원신문은 이번 학기 첫 호(333호)에서, 스스로에게 자신의 존재이유를 물었다. 원우들을 위한 신문이 원우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다면 신문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333호부터 335호는 이 무거운 질문에 대해 대학원신문이 내놓은 대답이었다고 해도 될 것이다.


  원우들의 참여공간을 늘리기로 한 것이 바로 그 대답이었다. 이러한 편집방향의 변화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앙학술’과 ‘중앙예술’ 지면이다. 특히나 중앙학술은 대학원생들의 업(業) 자체를 담아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먼저 눈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학원신문에 꼭 맞는 지면이라는 생각에 반가운 만큼 아쉬움도 있다.


  일단 토론과 인터뷰 코너를 나누어 놓은 지면 구성이 좀 의아하다. 인터뷰와 별도로 이루어진 토론 코너는 치열함과 현장감이 없었다. 코너 제목은 토론이지만 내용은 가벼운 해제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차라리 인터뷰와 토론을 함께 진행하여 한 코너로 만드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필자는 333호 김형식 원우의 《좀비 서사와 새로운 주체성》에 대한 토론과 인터뷰에서 한국 좀비영화에 대한 내용이 중복되고 있다고 봤다. 토론과 인터뷰가 함께 이루어졌다면 내용이 중복되는 것은 피하고 논의는 더 깊이 있게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중앙학술 지면이 내세우는 ‘다양한 학과의 관점을 교류’한다는 목표도 공허해 보인다. 사실 중앙학술 지면에서 학과 간 관점 교류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334호와 335호의 토론 코너는 소개되는 연구자와 토론 코너 작성자가 같은 전공이다. 물론 다른 전공자의 연구를 이해하고 토론까지 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으리란 점은 이해가 가지만, 그럼에도 내세운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내용을 보여주려는 노력은 아쉽다.


  한편, 대학원신문의 원우들이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룬 기사들도 대학원신문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원우들이 겪는 문제를 기사화하는데 있어 대학원신문은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333호 2면에서 대학원등록금 인상 문제를 제기한 후 334호에서 이 문제를 1면 기사로 다루었으며, 334호에서 조교들이 겪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한 뒤 335호에서 1면 기사로 대학원생 인권문제를 다루었다. 이는 등록금과 인권침해 등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시급하고 직접적인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 나가려는 대학원신문의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은 정말 어려운 주문이겠지만, 신문지면을 넘어서는, 원우들의 현실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대학원신문의 궁극적인 존재이유가 아니겠는가. 앞으로 대학원신문의 성실함이 문제적 상황들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로 이어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원우들의 ‘참여’로 이어지는, 대학원신문의 존재를 응원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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