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17.10.11 수 20:35
학내
우리는 왜 권리장전을 선포했나
김혜미 편집위원  |  hyemee729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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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호]
승인 2017.05.09  19: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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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포에 맞춰

 

우리는 왜 권리장전을 선포했나
 

  최근 여러 대학에서 대학원생 인권유린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고려대 교수가 지도 학생을 성폭행해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수사가 중단됐고, 성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서울대 교수는 버젓이 지도교수 명단에 남아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대학 내 인권문제에 얼마나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다. 지난 334호에서는 ‘대학원생 조교 문제’를 통해 본교도 학내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성을 제기했다.      
  2015년 강남대에서 벌어진 ‘인분 교수’ 사건 이후, 이와 같은 사건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전국 각 대학에 인권센터를 설치하고 대학원생 권리장전을 제정·선포 분위기가 있어왔다. 하지만 인권침해 사건은 좀처럼 줄지 않을뿐더러 처벌 역시 미미했다.

대학원생 인권의 현주소

 

   
 

대학원생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4월 3일 전국대학원생총학생회협의회(이하 전원협)에서는 ‘제19대 대통령 후보에게 드리는 고등교육 발전에 대한 질의서’를 발표했다. 질의서에는 ▲폭언·폭행·성희롱 등 대학원생 인권침해 문제의 제도적 해법 ▲대학 의사결정과정에 학생 참여권 보장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뿐만 아니라 근로 장학 문제도 포함돼, 조교의 근로자성 인정 요구 및 근무조건 계약서 작성 의무화 등에 대해 대선 주자들의 생각을 묻는 내용도 포함됐다.

본교에서는 2012년, 학내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로 대학 내 인권센터를 개소했다. 기존에 있었던 성 평등 상담소를 확대 개편하여 ▲학내 구성원의 인권 보호 ▲각종 차별 및 인권침해 방지 ▲성 평등 및 인권 친화적 대학문화 조성을 위해 인권상담소까지 포괄한 형태다. 그렇다면 인권센터를 통해 그동안 대학 구성원들의 인권의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인권센터 운영 실태를 보면 2016년 한 해 동안 인권센터를 찾아 상담한 사례는 총 59건, 실제 신고 접수된 사례는 총 10건이었다. 대부분은 성희롱·성폭행 관련된 문제였다. 2015년 72건에 비해 축소되었다고 하나, 이 수치가 본교의 인권 보호 수준을 대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학원생에게 인권센터는 학내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이용 가능한 기구이다. 하지만 대학원생은 학부생과 달리 복합적 위치에 놓여있어 이용이 쉽지는 않다. 관습적으로 발생하는 ‘조교 문제’나 ‘교수의 부당한 지시’ 등의 일은 확고한 권력관계 안에서 이후의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성희롱·성폭행처럼 법적인 처벌이 필요한 사안만 해결 가능하다는 선입견도 있다.


  조교 문제로 교직원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한 원우는 왜 인권센터를 찾아가 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조교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인권센터에 가서 말해도 되는 수준인가 싶었다”며 “조교가 직원도, 학생도 아닌 어중간한 신분이기 때문에 찾아가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조교 문제 외에도, 교수와 제자 간에 발생하는 성희롱·성폭행 문제에서 본교도 자유롭진 않다. 2012년 A교수의 상습적 성추행 사건, 2014년 성희롱 혐의로 면직처분 된 B교수 사건이 있었다.


  물론 이런 문제들에 대해 본부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권센터는 대학 내 모든 구성원에게 연간 1시간 이상의 인권교육 및 성교육을 시행하는 등 인권교육집행을 강화, 매년 인권실태보고서를 여성가족부에 제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에 강제성은 없어 큰 실효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유명무실한 교육의 대표적인 사례가 대학원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시청각자료를 틀어 보여주는 성희롱·성폭행 예방교육이다. 인권센터 관계자는 “강사 대면 교육을 통한 예방교육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공감한다”며 “미흡한 규정과 예산문제 등으로 인해 부족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리장전, ‘안전벨트’가 될 수 있을까

  지난 4월 4일 대학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권리장전 선포식’을 진행했다. 작년 5월 인권실태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약 1년 만에 완성된 <중앙대학교 대학원생 권리장전>은 ‘중앙대학교에 소속된 모든 대학원생의 인권과 권리보장 및 더 나은 연구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제정됐다. ▲개인 존엄권 ▲학업 연구권 ▲공정 심사 ▲자기 결정권 ▲부당한 일에 대한 거부권 ▲조교 권리 ▲저작권을 골자로 대학원생의 권리와 보호, 의무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이구 비대위원장은 “선포식을 통해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전체가 대학원생의 권리에 대한 관심을 두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원우들에게 가장 중요한 안전하고 자유로운 연구 분위기 형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중앙대학교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포식’은 국내 처음 권리장전을 제정한 카이스트 이후로 5번째 ‘대학원생 권리장전’이며, 본교의 경우 본부·인권센터·교수협의회 의견을 공유하여 학교 전체 구성원과 논의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 비대위원장은 “카이스트, 포스텍과 같은 이공계 중심의 대학에서 강조한 ‘특허권’에 초점을 두기보단 범위를 넓혀 종합대학으로서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계열 원우 모두에게 중요한 ‘지적재산권’에 무게를 둔 부분이 본교 권리장전의 특수한 점”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포식이 유의미한 것은 사실이나, 또 ‘보여주기 식 장치’가 아니냐는 여론도 무시할 수는 없다. 대학원생 인권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으로는 솜방망이 처벌, 학내에서는 권력관계로 인해 속 시원하게 고발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제도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선포되는 권리장전은 이와 같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본교 인권센터도 피해신고를 접수하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가 진술을 여러 번 해야 하고 다른 피해자 진술을 모아 오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결국 인권문제 근절을 위해서는 우선 ‘피해’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학내 구성원 모두가 이 사안에 민감해져야 할 것이다.
  이번에 제정된 <중앙대학교 대학원생 권리장전>은 대학원생의 기본권리를 보호할 ‘안전벨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들을 동반해야 한다. 또한, 새로 구성될 대학원총학생회는 본부와 함께 인식 개선과 관행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감시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야 할 것이다.

김혜미 편집위원|hyemee7299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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