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았다. 이 장면!]

모든 행동은 단서가 된다

 
 

  하얀 방 안에 주황색 수감복을 입은 남자는 수사관의 모든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한다. 수사관은 “일반인들도 평균적으로 10분 말하는 동안 세 번은 거짓말을 한다”며 “차라리 말을 하지 말라”고 말한다. 수사관은 폭탄을 숨긴 장소가 어딘지를 알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사우스 브리지부터 수사하면 어떨까?” “로튼은?” ‘로튼’이라는 지명이 나오자 수감자의 얼굴이 짧게 일그러진다. 수사관은 로튼의 모 교회를 조사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실제로 폭발물을 발견하여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된다.
  미국 드라마인 <라이 투 미(Lie to Me, 2009)>의 한 장면이다. <라이 투 미>는 신체미세신호와 행동전문가인 칼 라이트만 박사가 사건 속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의 심리 수사물이다. 칼 박사 앞에서는 사람의 모든 행동이 단서가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혐오자극에 대해서 미간을 찌푸리거나 윗입술을 말아 올린다. 분노한 상황에서는 눈썹을 아래로 향하게 모으고 눈에 힘을 주게 되며 입술을 오므리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자동적인 정서 반응은 무의식중에 아주 짧은 순간 나타나기도 한다. 특정 정서에 대한 사람들의 신체반응은, 폴리그래프 기법과 함께 수사 상황에서 용의자가 숨기고자 하는 것을 수사관이 짚어냈는지 가늠해 보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정윤환 편집위원|bestss20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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