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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이 말하는 것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 2002)>는 예언자를 통해 본 미래를 우리는 따라갈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묻는다. 절대적으로 신뢰받는 예언과 이를 역이용한 범죄를 그려내는 영화의 또 다른 구경거리는 바로,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이다. 신분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홍채를 사용하는가 하면, 지문인식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미래 속 인간의 몸은 그 자체로 암호가 된다.

생체암호는 정말 절대적인 암호일까. 수배자가 되어버린 주인공 존 앤더튼은 도망다닌다. 모든 일상은 그의 의지와는 별개로 홍채를 인식하는 거리의 광고판, 대중교통 등에 의해 정보로 저장되고 타인에게 알려진다. 내 눈을 가진 한 어디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홍채라는 족쇄를 없앤다. 물론, 영화는 그의 눈이 다른 눈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어떤 의학적인 문제를 언급하진 않는다.

생체암호나 생체인식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사회는 아직도 미래의 일이다. 게다가 존 앤더튼처럼 수배자가 되어 내 눈을 다른 눈으로 바꾼 채, 지퍼백에 안구를 넣고 다닐 일은 더더욱 없다. 그러나 유일하게 존재하는 누군가의 신체 암호 해독을 위해 손가락을 자르거나, 홍채를 가질 수 없어 납치하는 일이 정말 우리와 무관할까. 절대화된 생체암호는 그 누구도 복사할 수 없기에 강력하다. 동시에 그 강력함이 당신과 나를 ‘인간-인간’이 아닌, ‘인간-암호’라는 섬뜩한 생각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은?

김현진 편집위원 |kim199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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