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유식 / 독일유럽학과 박사과정

[만물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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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 vs. 더티 인사이드

 

문유식 / 독일유럽학과 박사과정

 

사람의 마음은 아름다울까? 유럽으로 출장을 가는 비행기에서 <뷰티 인사이드>를 보았다. 필자는 고소공포증이 있어 비행기 안에서는 보통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다. 하지만 잠시 화면 속에 스쳐가는 CF 같은 영상미에 압도되어 제목을 메모했다가 귀국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 우진은 여자 주인공 이수와 사랑에 빠진다. 영화는 두 사람의 갈등과 사건이 중심을 이룬다. 영화를 본 뒤 여러 가지 질문이 생겼다. 인간의 내면은 어떤 모습인가. 마음과 외모 중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외모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가.

 
 


우리 세대는 외모를 중요시한다. 지금은 외모가 많은 것을 결정한다. 사실 사람을 판단하는 데 외모만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만약 당신이 온 몸에 사치스러운 명품을 휘감은 상대를 만나 데이트를 하게 된다면 줄곧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물론 외모 또는 겉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인격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고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그의 됨됨이를 평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른다. 우리의 내면은 모순적이고 매우 이중적이다. 만약 우리의 내면을 자세히 관찰한다면 아름다움보다는 더러운 것을 더 많이 발견할 것이다.


외적인 부분에 신경쓰고 관심 갖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오히려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외모를 단정하게 가꾸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실제 우리는 이 일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인 속마음을 가꾸는 대학생들은 매우 드물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면을 깨끗하게 만드는 데 더욱 소홀하다. 마음은 매일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 마치 매일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며 화장품을 바르듯 꼼꼼하게 마음을 가꾸어야 한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한 미인(美人)이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수는 우진에게 말한다. “난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상관없어. 이렇게 매일 다른 모습이라도 괜찮아. 다 같은 너니까. 난 네 안의 김우진을 사랑하는 거니까. 미안해, 오래 걸려서.”
마음을 아름답게 만든 사람만이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비록 DIRTY INSIDE이지만 BEAUTY INSIDE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꿈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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