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최종편집 : 2020.1.2 목 12:52
기획
핵 없는 사회를 위한 한 걸음[인터뷰] 조현철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안혜숙 편집위원  |  ahs11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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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호]
승인 2016.10.05  20: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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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 - 인터뷰] 조현철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한 걸음

 

 

대한민국의 ‘탈핵’을 외치며 전국을 순례한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이 지난 8월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했다. 순례단의 중심에 있는 조현철 신부를 서강대 예수회 사제관에서 만나보았다. 이하 일문일답.

 

   
 

■ 2013년부터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를 하며 ‘탈핵’을 외쳤다.


탈핵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운동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사례를 봤으니 그 위험성을 깨닫고 근본적으로 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도 신고리 3·4·5기를 포함하여 월성, 경주, 울진, 영광 등에 총 26기의 원전이 있다. 예전엔 그 수명이 30년이었으나 요즘 지어지는 것은 60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째, 새로운 원전을 짓지 말고, 수명이 다 된 원전의 경우 연장가동을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둘째, 그 기간에 재생에너지를 확충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전기는 전체의 30% 정도이다. 핵발전으로 생산되는 그 30%를 태양광, 풍력 등의 대체에너지로 교체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 극단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원전의 수명이 매우 길다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


그렇다. 지금 당장 핵발전소를 멈춘다고 해도 우리가 책임져야 할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사용 후 핵원료(고준위핵폐기물)는 핵을 분열시키기 위해 약 4년 동안 냉탕에서 식히게 된다. 이 과정은 아주 높은 방사능을 계속 발생시키고, 그렇게 식힌 원료는 원전에 쌓아서 임시 저장한다. 폐기물이 안전해지는 데는 약 10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것은 사실상, 인간의 역사로도 가늠할 수 없는 시간 아닌가. 결국, 폐기물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 우리나라의 핵폐기물 처리는 어떤 상황인가.


우리는 방사능 천지인 그 위험 시설을 해체할 기술이 아직 없다. 결국 남의 기술을 빌려와서 해야 한다. 경주에 있는 폐기물처리장은 저준위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인데, 문제는 고준위핵폐기물이다. 고준위핵폐기물처리장은 전 세계에서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건물이라, 지금 있는 것들은 다 임시방편일 뿐이다. 그 정도로 만들기 쉽지 않고, 무인도라고 해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 다른 나라에는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장이 있는가.


유일하게 만들고 있는 게 핀란드다. 그곳은 지질이 경기도만 한 단일바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나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라 생각해서 그곳을 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저준위폐기장(경주)은 토질강도등급이 5등급이라고 한다. 손으로 세게 누르기만 해도 부서지고, 지하수도 나오는 토질이다. 지하수가 흐른다는 건 방사능이 물에 쓸려나갈 위험이 다분하다는 것인데, 그런 위험을 알고도 어쩔 수 없이 설치한 것이다.


■ 앞의 두 가지 주장 못지않게 핵폐기물 처리도 탈핵을 위해 중요한 과제인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안전한 폐기물 처리 시스템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핵폐기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계속 새로운 원전을 지으면서 안전한 폐기 장소를 찾는 것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와 같다. 우리가 만든 오물의 부담을 어느 누군가가 가져가라고 하니, 아무도 안 하겠다고 할 수밖에 없다.


■ 우리나라의 발전현황은 어떤가. 신규 원전을 계속 세워야 할 만한 이유가 있는가.


정부는 늘 전기수요가 늘고 있다고 하면서 발전소 개수를 늘리려 하지만 정부와 민간에서 예측하는 전기수요예측량의 차이는 매우 심하다. 전기는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저장을 못한다. 쓰지 않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수요를 적절히 예측하고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전력이 남아돌 만큼 생산하고, 전력현황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도 전기가 부족하도록 상황을 만들어 간다. 전체 전력수요의 10%밖에 되지 않는 가정용은 누진세로 관리하면서 30% 정도를 차지하는 상업용, 60%를 차지하는 산업용은 오히려 세금을 깎아주고 관리를 안 하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전기수요 관리를 잘 하자는 것도 탈핵과 관련해 중요한 주장이다.


■ 예수회 신부이자 교육자로서 생태 운동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종교도 사회의 하나이기 때문에 자연 질서에 어긋난 사회문제, 종교적 가르침에 부합하지 않는 힘의 논리에 당연히 종교인들이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탈핵문제를 생태운동이라고만 말할 수 없다. 탈핵문제 안에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얽혀 있다. 핵발전 과정의 가장 큰 안전장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수인데, 이 물을 끌어오고 데워진 물을 버리는 과정에서 바다가 오염된다. 또, 수온변화와 방사능오염으로 생태가 파괴되니 어업을 하는 분들의 생계포기와 공간에서 쫓겨나는 이주문제, 주거문제 갈등이 생긴다. 그 전기를 멀리 보내려니 밀양 같은 송전탑문제도 생기게 되고, 그 위험한 발전소 안에서도 몇 단계의 하청을 거듭하며 위험한 일일수록 비정규직, 하청 직원들이 하게 된다는 노동문제, 생존권 문제가 끼어 있다.


■ 그러면, 그 중에서도 탈핵운동인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이 문제에 더 시급한 관심을 두는 이유는, 핵발전소 문제는 다른 것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원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기계라는 것은 고장이 나는 것이 정상인데 사고가 날 리가 없다는 가정만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사고가 나도 그 지역에 들어가서 수습할 수가 없는 게 핵발전소다. 우리는 원전이 다른 시설에 비해 어떻게 되돌릴 수 없는 최악의 위험을 가졌는지 감조차 없는 상태라 할 수 있다.


■ 우리나라 핵발전소 현황에서는 어떤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나.


신고리 5·6호기까지 포함되면 행정구역으로 부산, 울진 쪽을 중심으로 총 10개의 원전이 모여 있는 세계 최대 핵발전소밀집단위가 된다. 신고리를 중심으로 반경 30㎞가 위험상황시 비상구역으로 분류되고 주민들은 피난을 가야 하는데, 그 안에 적어도 340만 명이 산다. 340만 명이 일시에 피난을 간다고 하면 당연히 재난영화와 같은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설사 무사히 피난했다고 해도, 340만 명의 피난민이 생긴 국가는 전시 상황과 다름없을 것이다.


■ 고리 1호기 폐쇄를 위한 부산시민들의 행동이 큰 역할을 했다고 알고 있다.


이 문제가 힘을 갖기 위해서는 선거의 주요 의제가 되는 것이 관건이다. 고리 1호기 문제는 당시 지자체 선거 때 중요한 공약사항이 될 만큼 부산여론이 힘을 발휘했고, 여·야가 모두 관심을 갖고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탈핵을 공약으로 하는 국회의원은 300명 중 19명이다. 그만큼 탈핵은 아직 유권자나 국회의원들에게도 관심 가는 주제가 아니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지려면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직도 우리나라 전기는 전부 핵발전소에서 나온다는 잘못된 인식이 많다. 그런 인식을 바꾸고, 여론의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 더 많은 시민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원자력에너지를 홍보하는 비용이 1년에 100억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탈핵진영의 운동은 거의 맨몸으로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가 열린다. 같이 걸으면서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관련 정보나 지식도 나누며 배울 수 있다. 순례는 또 한편에서는 자기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전기 에너지에서 시작해서 더 넓게는 소비주의 시대에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내가 살면서 주된 가치로 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소비·편의·물질적 풍요를 제1의 가치로 여기는 것은 핵발전소가 약속하고 있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탈핵은 결국, 자신의 생활을 바꾼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달 12일 밤, 거짓말처럼 경주 지역에 규모 5.8의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여진이 계속되었고, 핵발전소가 모여 있는 부산, 울산, 경주에서는 원인 미상의 가스 냄새 신고와 강진을 염려하는 ‘지진괴담’이 떠돌았다. 지진 발생 후, 월성핵발전소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은 “원전은 한 치의 실수라는 것이 용납될 수 없는 시설”이라며 그 안전성을 강조했다. 아무리 시대를 거듭해 기술이 발달해도 자연재해 앞에선 가장 무력한 인간이 어떻게 한 치의 실수 없음을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백 년도 못 사는 인간이 지구의 십만 년 미래를 원전 위험에 담보로 내준 오만함, 우리는 그 결과를 더 이상 무책임하게 좌시할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정리 안혜숙 편집위원|ahs11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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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철

      예수회 신부 / 서강대 교수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페이스북 # 탈핵희망 서울길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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