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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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서 발원하는 도덕성의 물줄기를 따라서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지음, 왕수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4.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도덕성이 선천적 직관과 사회적 학습의 공동 구성물이라고 본다. 그는 다만 직관과 추론 중 무엇이 우선인지 명확하게 정리한다. 직관이 먼저이며, 전략적 추론은 그 뒤를 따른다.

하이트는 인간의 마음이 마치 코끼리와 그의 등에 올라탄 기수와 같다고 설명한다. 코끼리는 직관, 기수는 전략적 추론이다. 이성의 힘을 신봉하는 합리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인간의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것은 코끼리다. 기수는 코끼리가 그리로 움직이는 이유를 재빨리 찾아내 코끼리의 행보를 정당화하는 합리화의 귀재다. 하이트는 이성의 추론 능력이 진리를 찾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 주장을 변호하기 위해 쓰여지는 것이라며, 이성을 신봉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는 일종의 망상에 불과하다고 일갈한다.

하이트는 우리가 도덕을 논할 때 흔히 떠올리는 자유와 공평함의 가치는 ‘바른 마음’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하며, 도덕을 복합적인 감정의 측면에서 접근한 흄의 업적을 복권시킨다. 그는 ‘바른 마음’의 구성요소로 배려, 공평성, 충성심, 권위, 고귀함, 자유의 여섯 가지를 제안한다. 그는 진보주의자들이 배려와 자유, 공평성 기반을, 보수주의자들은 여섯 가지 모두를 활용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인류의 조상들은 거기에 접근하기도, 회피하기도 했다. 혐오는 그 중 회피경향성을 두드러지게 나타냈던 이들의 정서적 기반 중 하나다. 하이트의 논의에 따르면 진보주의자들은 혐오가 도덕성의 기반이 될 수 없다고 보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혐오를 도덕적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 하이트는 이처럼 서로 다른 ‘바른 마음’들이 더불어 살아가려면 나의 옳음을 절대시하는 태도를 버릴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김대현 편집위원|chris3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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