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네임

베일의 공간, 블레츨리 파크

풀 수 없던 수수께끼 ‘이니그마’는 어떻게 낡은 암호가 되어 역사의 한편으로 머물렀을까. 그 배경에는 이니그마 해독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수학자 앨런 튜링이 있다. 그리고 튜링이 이니그마를 해독했던 곳, ‘블레츨리 파크(Bletchley Park)’가 있다. 영국은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수학자, 언어학자, 문학가부터 체스대회 우승자까지 암호해독이 가능한 사람들을 비밀리에 런던 근교의 농촌주택 블레츨리 파크에 모았다.

블레츨리 파크는 비밀 그 자체였다. 공식적으로는 영국 암호학교 혹은 ‘스페이스X’라고 불리며 전쟁 중 암호해독을 위해 움직였다. 블레츨리 파크에서 진행된 수많은 암호해독 중 가장 중요했던 이니그마 해독을 ‘울트라’ 작전이라고 불렀다.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이니그마가 결국엔 해독되고 독일의 전략이 공개된 역사를 생각하면, 울트라 작전이 결국엔 말 그대로 울트라 무기가 된 셈이다. 이니그마 해독을 포함한 다양한 암호해독을 위해 운영된 블레츨리 파크에서는 전쟁 후반, ‘콜로서스’라는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를 사용하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 울트라 작전은 자연스럽게 끝이 났고, 블레츨리 파크의 운영도 종료되었다. 블레츨리 파크에 대한 정보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그 곳에서 어떤 암호를 해독했는지, 누가 있었는지, 이후의 사람들과 정보는 어디에 있는지. 어떤 것도 공개되지 않는 블레츨리 파크의 비밀은 과연 언제쯤 밝혀질 수 있을까.

김현진 편집위원 |kim199801@naver.com 

저작권자 © 대학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