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자유로운 언론 공간을 위하여

310관 완공에 맞춰 진행된 교내 공간 이동이 어느덧 마무리 단계에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교지편집위원회(이하 교편위) <중앙문화>, <녹지>의 공간 배정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중앙문화>와 <녹지>는 교내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리는 것인가.

지난 대학원신문 328호(6월 1일자)에서는 <중앙문화>와 <녹지>의 공간 배정을 두고 본부 측과 교편위의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았음을 보도했다. 중대신문 1872호(5월 2일자)에서도 공간 배정에 대해 교편위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두 기관의 의견 차이는 해결점을 찾지 못했다. 타 계열의 공간이동이 이뤄진 방학기간, 교편위는 학내에 대자보를 부착하고 다른 학내 단체에 연대 요청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공간 미배정이 담고 있는 학내언론자유의 가능성

교편위의 공간 미배정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공간을 둘러싼 상황에 앞서, 2009년 <중앙문화> 58호의 전량수거 이후 교편위가 학내소속에서 독립했다는 점과 공간배정의 조건으로 학교 측이 제안하는 ‘미디어센터 소속’기관으로의 편입 조건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담당 행정부서가 없다는 점은 공간을 배정해 줄 수 없다며 본부가 내세우는 핵심 이유다. 2009년 학내 언론권 보장을 이유로 교편위가 학내 기구에서 독립한 2010년 이후, 교편위는 교지발행을 위한 운영비 등의 재정적 독립과 독자적인 편집권을 지켜냈다. 독립 후 운영상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해결해 왔다. 반면, 공간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학교의 허가가 필요한 교내공간이라는 점에서 교편위 내부에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문제다.

학교 측에서 제안하고 있는 총장직속기관인 미디어센터로의 편입은 학내언론이 학교 영향과 무관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행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학내언론이 담당해야 할 학교에 대한 건강한 비판 역할이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례로 대학본부 소속으로 운영되고 있는 홍익대의 경우 “학교의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다(중대신문 1878호, 9월 5일자)”며, 본부 소속으로 운영되는 교지가 완전하게 독립적인 발언권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학내언론을 돌아볼 시기

<중앙문화> 페이스북 사진
<중앙문화> 페이스북 사진

교편위가 미디어센터의 소속이 될 것인지 여부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있다. 지산하 <중앙문화> 편집장은 “철거가 예정된 급박한 상황이라면, 그동안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지 않겠냐”며 철거가 실시될 학기말까지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보다 적극적인 행동으로 문제 해결에 힘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총장직속 미디어센터에 소속되지 않는다고 해서 학내 소속기관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교편위는 오랫동안 학우들의 지지를 받으며 학내 언론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런 맥락을 무시한 채 본부 소속 기관이 되어야만 공간을 내어줄 수 있다는 학교 측의 논리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건강한 비판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민주주의 사회 속 언론의 역할이다. 교편위의 설 자리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한 비판이 본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점검해 볼 시기이다.

김현진 편집위원|kim199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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