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310관 완공 후 공간배정

 포커스: 310관 완공 후 공간배정

옛다, 연구공간 받아라!

 

공간 부족문제가 언급될 때마다 만병통치약처럼 등장했던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이 분주하다. 7월, 경영경제대를 시작으로 공대, 학생지원부서 등 공간을 배정받은 계열의 이사가 진행됐으며, 8월 31일에는 310관 로비에서 준공식이 열렸다.

 
 

310관은 크게 경영경제대·공대·교수연구실이 주를 이루며, 올 겨울에 철거를 앞둔 학생문화관 편의시설 일부와 언론사, 학생인권센터와 같은 학생지원부서 등이 공간을 사용한다. 그러나 공간 문제의 만병통치약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림 시설팀장은 지난 6월 7일자 중대신문(1876호)을 통해 “공대를 제외한 다른 단대의 공간 부족 문제까지 해결되기는 힘들 것”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310관 개관을 두고 공간문제를 겪던 계열은 물론, 대학원생을 위한 연구공간을 배정받지 못한 대학원의 희비도 교차했다. 공간 재편성 결과, 대학원은 310관의 대체공간으로 303관(법학관) 1층의 공간 86평을 배정받았다. 시설팀은 대학원지원팀과 상의 후 큰 공간변경이 필요하지 않다면 배정된 공간을 9월 중 공사에 들어가 대학원 연구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 밝혔다.
물론 연구공간이 한 자리도 아쉬운 대학원에 공간이 배정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내 대학 단일건물 중 최고(22,705평) 규모를 자랑하는 310관에 비해, 대학원에는 그의 0.4% 남짓한 86평의 공간만이 배정된 사실에 원우들은 마냥 기쁠 수 없다. 310관 완공과 대학원 연구공간 배정은 대학원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되풀이되던 원생들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배정된 공간 규모가 불만족스러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선정에 있어 원우들의 눈과 귀가 가려진 채 진행된 것은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심지어 이구 대학원총학생회장은 공간배정 과정에서 “회의에 참여하거나 일정에 대한 사전정보를 듣지 못했으며, 이미 310관 내 이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8월 둘째 주에 이르러서야 공간배정 결과를 일방적으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행동하지 않은 말들

학교 측은 대학원 연구공간 배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310관에는 공간을 배정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선이 무엇인지 본부 시설팀 측에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으나, 대답하기 어렵다는 답변으로 말을 아꼈다. 과연 어떤 최선을 보여준 것일까.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회의록을 살펴보면, 대학원 등록금 인상을 두고 연구공간을 비롯한 여러 요구가 논의되었다. 먼저, 2015년 제4차 등심위 회의록(2015.01.26)에는 대학원 등록금을 전년대비 2.4% 인상하면서 ‘310관 완공 시 대학원생 연구공간 및 휴게공간 확보’에 대한 요구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최대한 단위요구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학교본부와 학생회 간 협의를 진행하면서 시행과정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올해 제3차(2016.01.21)와 5차(2016.05.18) 등심위 회의록에서도 대학원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310관 완공시 대학원 연구공간 배정이 요구되었다. 앞선 제3차 회의록에는 대학원 등록금 인상으로 인한 추가수입 사용안 중 하나로 ‘대학원생 연구공간 조성을 위한 시설공사비’가 명시되었다. 또한 ‘310관 신축에 따라 공간배정심의위원회 회의에서도 대학원생 연구공간 배정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음을 밝히며, 대학원 연구공간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는 협의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TF팀을 구성해 총 17회 진행된 310관 공간배정 회의(17회 중 9회에 걸쳐 공간배정 사항이 다뤄졌다)에 대해 원우들은 물론, 원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원총도 사전에 회의와 관련한 정보를 듣거나 참여할 기회를 전혀 얻지 못했다. 결국 학교 측은 말뿐인 ‘노력’으로 원우들을 현혹하고, 밀실행정으로 공간배정을 완료해 원우들을 우롱한 셈이다.


결국, 공간 사수 전쟁

학교에서 86평의 공간을 배정하기는 했으나 장소는 물론, 공간의 크기도 연구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음은 자명해 보인다. 그러나 학교 측은 그나마도 노력해서 연구공간을 주었다는 입장이다. 결국, 제한된 공간을 두고 서로 얼굴을 붉히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공간을 챙기기 위한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은 학과 대표들과 원우들이다.
대체공간은 당장 공사를 시작해도 하반기 중에나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구 대학원총학생회장은 현재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논의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논의의 핵심은 공간 사용을 재학생 비율에 둘 것인지, 학과 자체에 둘 것인지, 앞의 두 가지를 절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인지에 있다. 대학원지원팀은 그 공간을 개인 열람실 형태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으며, 원총은 개인 열람실이 아닌 학과나 소규모 모임 단위로 원활한 토론과 연구가 가능한 연구실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각 학과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303관 공간 운영은 원우들의 연구실이 구성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만, 86평의 연구실을 어떤 학과에서 함께 사용할지, 학과 배정을 학생 수에 둘 것인지, 계열에 둘 것인지의 논의점이 남아있다. 하반기 대학원 일정이 시작된 9월, 이구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연구실을 구성하는데 합의를 하고, 추후 각 학과 대표들과의 회의를 통해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도 빠른 시일 내에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공간 부족에 대한 끊임없는 목소리에 학교 측은 86평 공간으로 응답했다. 약 40여개의 학과에 재학생만 해도 천 명이 넘는 대학원에서 86평이라는 공간은 쪼개고 쪼개도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연구공간 문제의 물꼬가 언제쯤 터질 수 있을지 당장의 303관 연구공간 구성 회의 결과에 관심이 주목된다.

김현진 편집위원|kim199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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