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
인터뷰, 임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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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외부, 내부의 가능성언랭 / 자유기고가
김현진 편집위원  |  kim199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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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호]
승인 2016.04.07  12: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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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외부, 내부의 가능성

언랭 / 자유기고가

대학의 현실에서 출발해 보자. 미국의 사회학자 랜들 콜린스는 “점점 더 많은 비중의 인구가 고급학위를 취득함에 따라 직업들에 요구되는 학력 수준이 올라가는 현상”을 ‘학력 인플레’라 칭했다. 요컨대 교육에서의 경쟁 심화와 노동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예가 바로 80%의 대학 진학률을 자랑하는 한국이다. 70년대 말, 대학의 양적 팽창과 80년대 대학 교육에 대한 ‘대중적’ 접근 이후로, 한국의 고등교육은 줄곧 과잉 팽창해 왔다. 이는 곧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 간의 경쟁 또한 심화해 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게다가 교육부는 대학 평가, 각종 지원금을 통해서 대학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강의실에서 학생들끼리, 학문의 장에서 교수들끼리, 교육부의 지원금을 두고는 대학들끼리, 경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러한 대학의 현실을 ‘경쟁사회-학력사회-경쟁교육’으로 진단하고, 대안적인 고등교육을 주장하며 나선 단체가 있다. 바로 지식순환협동조합(이하 지순협)이다.

지순협의 의의를 ‘지식’‘순환’ ‘협동조합’이라는 세 측면으로 나누어 보자.
첫째, ‘지식’은 무엇인가? 오늘의 대학과 교육부는 지식을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한 하나의 재화로만 여긴다. 대학은 학문과 교육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며, 학문의 생산성을 측정할 특정 잣대에 얽매여 양적 팽창에만 늘리는 데에만 매진하고 있다. 둘째, 지순협은 오늘날 대학들이 앞다투어 내세우는 ‘발전’ ‘혁신’ ‘선진화’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순환’을 주장한다. 발전과 혁신이 끊임없는 위기의식 속에서 생존 경쟁을 부추긴다면, 순환은 협력, 공유, 공통이라는 가치를 내세운다. 과잉된 입시 경쟁과 취업 위주의 대학 교육 현장을 비판하고, “경쟁사회에서 협력사회로의 이행을 현실화할 협력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셋째, ‘협동조합’은 여기서 지식의 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제도적 형식이다. 교수와 학생으로 이분화된 ‘지식 생산·전달 → 수용’의 고리가 기존의 제도적 형식이라면, 이를 깨고 동등한 ‘조합원’으로서 지식 생산에 참여한다.
정리하자면 대학은 무엇인가, 그곳에서 생산되는 지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순협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지순협은 끊임없이 제도권의 바깥을 상상하며, 새로운 고등교육의 실험을 주도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이 ‘바깥’이라는 부분을 좀 더 들여다보자. 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한 힘은 유연성이다. 태초부터 보수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를 고루 버무리며 유연하게 대처한 덕에 오늘의 자본주의가 살아남았다. 지순협의 자기탐구, 담임 교수제, 1대1 멘토링 등은 기존의 자본주의 대학에 흡수되기 쉬워 보일뿐더러, 이미 큰 차별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기존의 취업 교육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졸업 후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의 NGO 활동가 등의 진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는 교육의 목적이 별반 다르지 않다. 여기서 질문. 지순협의 방향은 ‘제도권 내에서의 대안은 없다’는 성급한 진단에서 나온 것은 아닌가. 내부의 모순과 대면하고 그에 맞서 싸우려는 시도가 계속되어야 구조에 작은 흠집이라도 낼 수 있지 않은가. 이 시스템은 대학의 외부에서 대학을 재생산하는 제도로 남는 것 아닌가. 또, 교육의 자족적 해결은 기실 고등교육의 민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가. 혹은 대안 대학은 대학과 고등교육에 대한 환상과 적극적으로 대면하고 있는가. 오히려 그 환상에 소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아닌가.
정신을 바짝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까딱하면 먹히기 십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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