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취재]

16년도 학술테마기행, 잃은 것과 얻은 것

2016년도 학술테마기행이 지난 1월 26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대만에서 진행됐다. 대학원 총학생회에서 주관한 이번 기행에는 심리학과, 유아교육학과, 경영학과 등 9개 학과 17명의 원우(박사과정 3명, 석사과정 14명)가 참가했다. 기행단은 1월 26일 대만에 도착,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臺北) 및 화롄(花蓮) 일대를 탐방하고 1월 29일 귀국했다.

첫날인 26일 타이베이에 도착한 기행단은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국립고궁박물관과 룽산쓰(龍山寺)를 방문했다. 둘째 날에는 화롄으로 이동, 태평양을 마주한 치싱탄(七星潭) 공원 및 ‘아시아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타이루거(太魯閣) 협곡 일대를 둘러보았다. 셋째날인 28일에는 대만국립정치대학에 방문했다. 당초 현지 대학생들과의 토론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겨울방학 기간이라는 이유로 무산됐고, 학교 소개와 캠퍼스 안내를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어 기행단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지우펀, 예류 지질공원, 넷째 날 전 대만 총통 장제스(蔣介石)의 생전 거처인 스린관저(士林館邸)를 방문하는 것으로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학술 없는 학술테마 기행

학술테마기행은 본교 대학원생들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문화기행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현상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또한 참가자들은 자신이 신청서에 기재한 연구계획을 현지에서 수행 후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갖는다. 때문에 학술적 목적과 현지문화탐방 간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은 학술테마기행의 필수요건이다. 그러나 3박 4일 중 유일한 공식 학술일정이었던 대만국립정치대학에서의 학생교류가 무산된 점은 학술테마기행의 본래 취지를 무색케 했다. 특히 대만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었던 원우들은 당초 계획을 급히 수정해야 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기행에 참가했던 오성호(심리학과) 원우는 “현지 대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자 했는데 무산되어 아쉽다”며 “기획한 주제를 현지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확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록 소기의 학술적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으나 그 외 부분은 만족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행 중 별도 일정을 편성해 국립고궁박물관 신관을 방문하고 돌아온 민지현(문화재학과) 원우는 “평소 관심 있었던 박물관을 두루 둘러볼 수 있었던 점에 만족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정지연(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원우는 “다른 학과 원우들과 교류하고 시간을 함께 보낸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기행을 기획 및 인솔한 김태연 전 학술국장(심리학과)은 “기행을 통해 원우들 간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진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요 프로그램이었던 현지 학생과의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한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대학원생의 연구역량 증진과 학제 간 교류를 도모한다는 훌륭한 취지를 가지고도 학술적 가치를 살려내는 데 실패한다면, 학술테마기행은 외유성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학술’과 ‘기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앞으로의 노력이 요구된다. 기행에 참가한 원우들이 제출한 학술보고서는 3월 중 발간될 예정이다.

김대현 편집위원|chris30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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